'Bye 코리아, Buy 차이나'…외국인, 코스피 떠나 어디로 가나 | 밸류체인타임스

김유진 기자
2025-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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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70cad27d542.jpg(출처: Unsplash)


[밸류체인타임스=김유진 기자] 코스피가 4000선 언저리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가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때 국내 증시 랠리를 이끌던 외국인 수급이 11월 들어 연일 ‘팔자’로 돌아서면서, 시장에는 “Bye 코리아, Buy 차이나”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고환율, 미국 금리 인하 지연, AI 버블 논란 등 악재들이 겹치며 외국인에게 한국은 차익 실현 대상, 중국·미국은 새로운 투자처로 인식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들어 외국인은 단 4거래일을 제외하고 내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보이며, 이달에만 약 12조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 때를 상기시키는 수준의 매도 폭탄으로, 특히 11월 21일 하루에만 2조8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쏟아내며 지수를 4% 가까이 끌어내렸다. 이 여파로 코스피는 한 달간 쌓아올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고, 개인과 기관이 2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의 매도는 특정 업종에 집중됐다. 대표적인 수혜주였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표적이 됐다. SK하이닉스는 이달에만 7조6000억원가량, 삼성전자는 2조원 넘는 순매도가 집중되면서,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상승 랠리가 급격히 꺾였다. 그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불거진 ‘AI 버블’ 논쟁이 있다.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AI주가 급락하면서, 그동안 AI 기대감으로 크게 오른 한국 반도체주도 함께 차익 실현의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보유 비중도 눈에 띄게 줄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보유 비중은 이달 들어 35.52%에서 34.74%로 하락했다. 보유 주식 수 기준 비중 역시 19.17%에서 19.14%로 소폭 떨어져, 단기간에 ‘비중 축소’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코스피 강세장의 상징이었던 “외인 35% 룰”이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빠져나간 자금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ETF(상장지수펀드) 매매 동향을 보면 외국인의 투자 방향 전환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한 주 기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중국 항셍테크지수를 추종하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였다. 순매수 상위 10개 ETF 가운데 중국 테크 관련 ETF가 3개, 미국 증시 관련 ETF가 2개 포함되는 등 절반을 차지해, 코스피에서 뺀 돈이 중국·미국 기술주로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ETF 시장 안에서도 ‘베팅의 방향’이 바뀌었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형 ETF 비중을 줄이는 대신,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레버리지 상품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한 주 동안 외국인이 두 번째로 많이 산 ETF는 KODEX200선물인버스2X, 네 번째는 KODEX인버스로, 각각 163억원, 110억원을 순매수해 지수 하락에 대한 공격적 포지션을 구축했다. 이는 단순 비중 조정이 아니라, “한국 증시는 한 번 더 내려갈 것”이라는 방향성 뷰를 반영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배경에는 환율·금리·정책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자리한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선을 넘나들며 1,500원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환차익을 더해 수익 실현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 여기에 미국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30% 이하로 떨어졌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기대됐던 ‘달러 약세-위험자산 랠리’ 시나리오가 뒤로 밀린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모든 분석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부 리서치센터는 이번 외국인 매도가 ‘코로나 버블을 넘긴 차익 실현 과정’일 뿐, 구조적인 이탈로 규정하기엔 이르다고 진단한다. 엔비디아의 호실적 발표 이후 AI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이 살아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일정 구간 조정 이후 다시 유입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변곡점을 12월 FOMC와 환율 레벨에서 찾고 있다. 12월 회의에서 미국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더라도, 정책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점차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과거 계엄령·상호관세 우려 시기 수준인 1,470원 인근에서 기술적 저항을 받을 경우, 고환율에 자극된 외국인 매도가 일단락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이 구간이 양날의 검이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매도로 인한 ‘검은 금요일’식 급락이 반복될 수 있지만, 중장기 우량주와 AI·반도체 등 핵심 업종에는 매수 기회가 동시에 열릴 수 있어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방향성 베팅을 거스르는 역추세 매수는 높은 변동성을 감수해야 한다”며, 레버리지·신용 비중을 낮추고 현금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하는 방어적 전략을 강조한다.


결국 “Bye 코리아, Buy 차이나”라는 자극적인 문구 이면에는, 고환율·고금리·고평가 논란이 겹친 한국 증시의 구조적 과제가 녹아 있다. 외국인이 다시 “Buy 코리아”로 돌아오게 만들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환율 개입이나 구두 진정이 아니라, 기술 경쟁력·지배구조·세제·규제 환경까지 포괄하는 장기적 매력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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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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