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쌍두마차 삼성전자·SK하이닉스 불기둥 뿜었다 | 밸류체인타임스

김유진 기자
202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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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lickr)


[밸류체인타임스=김유진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와 글로벌 기술주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코스피가 하루 만에 역대급 폭등세를 기록하며 시장의 공포를 단숨에 씻어냈다. 그간 시장을 짓눌렀던 고물가 우려가 한풀 꺾이고 반도체 업황에 대한 낙관론이 다시 힘을 얻으면서 국내 증시는 역사적인 하루를 맞이했다.


미국발 훈풍이 한국 증시 전반을 강타했다. 전날 밤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며 둔화 흐름을 보이자,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히 살아났다. 특히 직전 거래일들 동안 고점 부담과 단기 차익 실현 매물로 인해 폭락세를 보였던 미국 대형 기술주들이 강력한 반등에 성공하자, 한국 증시 역시 장 초반부터 유례없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를 밀어 올렸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가 넘는 상승 폭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이는 코스피 역사상 손에 꼽히는 기록적인 일일 상승률로, 최근 대내외 악재로 인해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지며 위축되었던 투자자들에게 극적인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되면서 증시를 둘러싼 유동성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수 폭등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주 폭락 이후 찾아온 강력한 반발 매수세,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 지배했다


이번 폭등의 일등 공신은 단연 미국의 물가 지표 안정이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둔화했을 뿐만 아니라 전월 대비로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시장에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을 전했다. 휘발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의 하락세가 전체적인 물가 지표를 끌어내리면서 연준이 이르면 오는 9월 통화정책 완화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자금 이탈을 겪던 글로벌 신흥국 증시로서는 가장 강력한 호재가 발생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직전까지 이어졌던 인공지능 및 반도체 중심의 기술주 폭락 사태가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인식되었다. 인공지능 거품론과 반도체 고점 우려로 며칠간 가파른 조정을 받았던 미국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간밤 뉴욕 증시에서 강력하게 반등하자, 대기하고 있던 매수 대기 자금이 일시에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과도한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 욕구와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가 결합하면서 지수는 걷잡을 수 없이 솟구쳤다.


특히 그동안 한국 증시를 압박하던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안정세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강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달러화 강세 압력이 약화되었고,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임에 따라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자금이 코스피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조 단위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고, 기관 역시 프로그램 매수세를 중심으로 적극 가담하며 폭등장에 화력을 더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제히 폭등하며 반도체 대장주의 저력 증명했다


코스피의 이번 폭등 극을 이끈 주역은 단연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두 종목은 장 시작과 동시에 갭상승으로 출발한 뒤, 시간이 갈수록 매수세가 더욱 강화되며 직전의 조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나란히 폭등 마감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과 2분기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재부각되면서 매수세가 집중되었다.


삼성전자는 그간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로 인해 주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애를 태웠으나, 이날은 외국인과 기관의 강력한 동반 순매수에 힘입어 장중 내내 상승 폭을 넓혔다. 인공지능용 반도체 공급망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회복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오랜만에 시원한 장대양봉을 그려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복귀가 코스피 전체의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기세는 더욱 매서웠다. 최근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을 통해 막대한 글로벌 투자 자금을 확보했다는 소식과 더불어, 조달된 달러화 자금이 국내 공장 설비 투자에 본격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라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투자가 둔화되지 않고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의 선두 주자로서 독보적인 지위를 가진 SK하이닉스에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다. 오늘 하루 보여준 반도체 투톱의 강력한 반등은 한국 증시의 기초체력이 여전히 반도체 업황에 견고하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잔존과 고용 지표 온도 차는 향후 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다만 오늘의 역사적인 폭등에도 불구하고 시장 이면에는 여전히 경계해야 할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우려는 최근 다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이다. 미국과 이란 간의 중재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물류 마찰과 군사적 긴장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국제 유가가 언제든 다시 반등하며 6월의 물가 둔화 효과를 상쇄할 위험이 존재한다. 물가는 백미러 지표인 만큼, 향후 발표될 7월 이후의 지표 동향을 끝까지 주시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아울러 국내 실물 경제와 증시 간의 괴리, 즉 양극화 현상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수출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증시를 이끌고 있지만, 내수 경기 회복은 상대적으로 지연되고 있으며 고용 창출 효과가 적은 업종 특성상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 온기는 여전히 차갑다는 평가다. 실제로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전격 상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취업자 증가 폭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이러한 국내 경제의 K자형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투자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가 오늘의 급등에 따른 단기 숨 고르기 과정을 거칠 수 있다고 조언하면서도,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우호적으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하반기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 물가 둔화세가 지속되고 연준의 금리 인하 일정이 구체화될수록 신흥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지정학적 돌발 악재의 통제 여부와 반도체 업황의 지속적인 이익 창출 능력이 향후 코스피의 추가 랠리 여부를 결정지을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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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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