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가입하면 GDP 0.38%↑…누가 얻고 누가 비용을 내나 | 밸류체인타임스

한유영 기자
2026-09-29
조회수 801

제조업 생산은 연 6조원 이상 증가 전망, 농업은 7,100억원 감소…‘국가 총이익’보다 업종·지역·일자리 배분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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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nsplash)


정부가 한국의 CPTPP 가입으로 향후 10년간 GDP 수준이 0.38%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는 영향분석을 내놨다. 제조업에는 시장 확대 기회가 생기지만 농업 등에는 생산 감소가 예상된다. 가입 여부를 판단하려면 성장효과뿐 아니라 그 효과가 어느 기업과 지역, 근로자에게 돌아가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0.38%는 매년 성장률이 0.38%포인트 오른다는 뜻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가 9월 28일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GDP는 CPTPP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보다 가입 후 첫 10년 동안 누적 기준 0.38%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수치는 매년 성장률이 0.38%포인트씩 추가되거나 10년 뒤 경제규모가 3.8% 커진다는 뜻이 아니다. 무역장벽 완화에 따른 수출입·투자·산업구조 변화를 반영해 가입하지 않은 기준경로와 비교한 GDP 수준의 차이다.


예측값이라는 한계도 있다. 기업이 실제로 관세혜택을 이용하는 비율, 환율, 회원국의 성장률과 비관세장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한국은 2022년 가입 추진 방침을 정했지만 공식 가입신청서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개방 일정과 예외품목도 확정되지 않았다.

제조업의 기회는 ‘관세 철폐’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정부 분석은 제조업 생산이 가입 후 15년간 연평균 6조3,000억~6조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CPTPP 회원국은 일본·호주·캐나다·멕시코·베트남 등 12개국이며, 2019년 기준 세계 무역의 약 15.2%를 차지했다.


기업에는 관세 인하뿐 아니라 역내 원산지 누적이 중요하다. 여러 회원국에서 원료와 부품을 조달해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협정상 원산지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국 부품을 베트남에서 조립해 캐나다에 수출하는 것처럼 공급망을 여러 국가에 걸쳐 운영하는 기업에는 선택지가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협정이 발효돼도 기업이 자동으로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품목별 원산지 규칙을 확인하고 공급업체의 증빙을 받아야 하며 통관자료를 보관해야 한다. 전담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관세혜택보다 행정비용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정부 지원은 설명회보다 실제 품목분류·원산지 검증과 분쟁대응 역량에 집중돼야 한다.


농업 생산 감소는 평균이 아니라 지역의 소득 문제다


같은 분석에서 농업 생산은 7,1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입 농축산물이 늘면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일부 가격이 낮아질 수 있지만, 국내 생산자에게는 판매가격과 출하량의 하락 압력이 된다.


국가 전체의 제조업 이익이 농업 손실보다 크다고 해도 손익이 저절로 조정되지는 않는다. 수출 제조기업의 주주·근로자가 얻는 이익과 특정 농촌지역 생산자가 겪는 손실은 서로 다른 사람에게 발생한다. 농어업·임업의 품목별 분석이 공개되지 않으면 어느 지역과 연령대가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지 알기 어렵다.


피해보완은 가입 뒤 일시금을 지급하는 방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품목 전환, 가공·유통 개선과 수출시장 개척에 필요한 기간과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 고령 생산자에게 무조건 신기술 도입이나 업종전환을 요구하는 정책도 현실성이 낮다. 계속 생산할 사람과 전환·은퇴를 선택할 사람을 나눠 설계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가격과 일자리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수입관세가 낮아지면 소비자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은 있지만 인하분이 전부 소매가격에 반영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환율, 운송비, 유통마진과 국내 경쟁 정도가 최종가격을 결정한다. 정부는 관세율 변화뿐 아니라 실제 수입가격과 판매가격을 추적해야 한다.


고용효과도 생산액 증가와 동일하지 않다. 자동화 비중이 높은 제조업에서는 수출이 크게 늘어도 신규채용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통관, 공급망 관리, 품질인증과 해외영업 같은 직무는 늘어날 수 있다.


기업은 협정 발효 뒤 인력을 급하게 채용하기보다 대상 시장과 품목을 먼저 정하고 필요한 직무를 준비해야 한다. 대학과 직업훈련기관도 막연한 무역전문가 과정이 아니라 원산지 판정, 해외규격, 공급계약과 외국어 협상처럼 실제 업무 중심으로 교육해야 한다.


가입 여부만큼 이익과 손실의 공개가 중요하다


CPTPP의 경제적 편익이 있다는 전망만으로 가입조건이 모두 유리하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반대로 일부 산업의 손실 때문에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시장확대 가능성을 외면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정부가 다음으로 공개해야 할 자료는 업종·품목·지역별 생산과 고용 변화, 소비자가격 효과, 중소기업의 원산지 활용 가능성과 피해보완 비용이다. 보완대책은 협정 체결 뒤의 정치적 약속이 아니라 예산과 시행시기, 대상자를 갖춘 계획이어야 한다.


무역협정의 성패는 총수출액보다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과 기업을 얼마나 늘렸는지에서 결정된다. 0.38%라는 숫자를 실제 생활의 이익으로 바꾸려면 성장의 분배와 전환비용을 같은 표에 올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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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한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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