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즐넛 초콜릿 '잔두야'
[밸류체인타임스=김시우 인재기자] 1942년 2차 세계대전으로 이탈리아에서 카카오 품귀 현상으로 초코릿 가격이 폭등했다. 당시 제빵사들은 카카오 함량을 낮추기 위해 카카오가루에 헤이즐넛 페이스트를 섞은 '잔두야'를 만들어 판매했다. 잔두야는 소량에 코코아가루가 들어갔음에도 헤이즐넛의 고소한 향과 어우러져 전쟁 당시 이탈리아의 명물 초콜릿이 되었다.
(출처=Unsplash)
제과점을 운영하던 페이트로 페레로는 저렴한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기존 전두야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개량한 '잔두얏'을 만들었다. 잔두얏은 구운 헤이즐넛과 아몬드, 설탕과 코코아 버터를 넣고, 코코아가루는 20%만 함유했다. 잔두얏은 버터처럼 호일에 싸서 판매되었고, 칼로 썰어 빵과 함께 먹기 좋았다. 가격 또한 당시 초콜릿 4분의 1가량 되었다.
잔두얏으로 시작된 '페레로'
잔두얏은 출시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페이트로 페레로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잔두얏을 계속 판매했다. 1946년 5월 15일, 페이트로 페레로는 잔두얏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식품 도매상을 하던 동생 죠반니 페레로와 '페레로' 회사를 세웠다. 페이트로 페레로는 잔두얏을 일반 초콜릿보다 다섯 배 더 저렴하게 판매했다. 1946년 말까지 100톤 이상의 잔두얏을 판매했고, 다음해에는 인력을 두 배로 늘리며 잔두얏 2500톤 이상을 판매했다.
페레로를 설립한지 3년 후인 1949년, 페이트로 페레로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페레로는 동생 죠반니 페레로와 남은 가족들에게 맡겨지게 되었다. 피에트로 페레로의 아내 피에라와 동생 죠반니는 직원들을 감독하고, 아들 미켈레는 제품을 개발했다.
누텔라를 만든 이유
(출처=Unsplash)
미켈레는 잔두얏을 더 싸고 대중적으로 팔기 위해 고민했다. 더운 여름날, 미켈라는 공장에 녹아있는 잔두얏을 발견하고 잔두얏을 병에 담았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미켈레는 잔두얏을 빵에 발라먹기 편한 스프레드 형태로 변형시켰고, '슈퍼크레마'라는 이름을 붙여 출시했다. 슈퍼크레마는 편리함뿐 아니라 같은 용량의 초콜릿을 구매해도 더 오랫동안 먹을 수 있었다. 유통 또한 중간 도매상을 배제하고 회사가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가격도 더 저렴해졌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처=Unsplash)
1962년 이탈리아의 법이 바뀌면서 제품에 '슈퍼'나 '울트라'와 같은 최상급 표현이 금지되었다. 이에 미켈레는 기존 슈퍼크레마를 '헤이즐넛'을 뜻하는 '넛(nut)'과 이탈리아에서 애칭으로 쓰이던 작은 형태를 뜻하는 '엘라(ella)'를 합쳐 '누텔라'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당시 경쟁 기업에서도 누텔라와 비슷한 제품을 많이 출시했고, 초콜릿의 가격도 하락하는 추세였다.
저렴한 이미지에서 고급으로
미켈레는 저렴한 이미지의 누텔라를 고급 이미지로 리뉴얼하기 시작했다. 코코아파우더의 함량을 늘리고, 기존 코코아 버터 대신 식물성 오일의 혼합물(팜유 포함)을 사용했다. 또한 '헤이즐넛이 들어갔기 때문에 일반 초콜릿보다 고급'이라는 것을 강조했고 헤이즐넛이 다량 함유되었기 때문에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마케팅을 펼쳤다. 초콜릿이 건강할 수 있다는 말에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 기세를 몰아 1948년에는 우유 필링으로 채운 초콜릿 '킨더'를 출시했다. 카카오 함유량을 줄이고 비교적 우유의 함량을 높인 것이다. 킨더는 아이들을 위해 만든 초콜릿으로, 아이들의 건강에 좋은 우유가 함유되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부모가 적당량 조절해서 줄 수 있도록 한 박스 안에 여러 개를 개별 포장했다. 어린이를 겨냥한 킨더 초콜릿은 어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고,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까지 진출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킨더 서프라이즈와 인기
(출처=Unsplash)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미켈레는 부활절마다 플라스틱 계란에 사탕이나 인형을 담아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는 전통을 떠올렸고, 1974년 '킨더 서프라이즈'를 출시했다. 킨더 서프라이즈는 계란 모형의 초콜릿 안에 노란 통이 들어있고, 통 안에 작은 장난감이 들어있다.
킨더 서프라이즈는 달콤한 킨더 초콜릿뿐 아니라 작은 장난감, 개봉하는 순간의 스릴까지 3가지 즐거움을 담았다. 달걀 안에 들어있는 장난감은 어른들의 수집 욕구까지 자극하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인기를 끌었다. 전 세계적으로 300억 개 이상이 판매됐다.
그러던 1985년, 한 아이가 킨더 서프라이즈를 먹다 초콜릿 안에 장난감을 삼켜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후로도 여러 명에 아이들이 킨더 서프라이즈를 먹다 질식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생겼다. 이로 인해 킨더 서프라이즈의 판매는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이에 페레로사는 2001년 기존 킨더 서프라이즈에서 초콜릿과 장난감 영역을 분리시켜 '킨더조이'로 재출시했다.
킨더 시리즈는 여러 가지로 파생되었다. 1975년 10대들을 위해 곡물 섞은 킨더 초콜릿 위드 시리얼이 출시되었고, 1978년에는 아이스크림 버전으로 나온 킨더 밀크 슬라이스, 2001년에는 성인들을 위해 헤이즐넛 크림을 넣은 킨더 부에노를 출시했다.
가장 잘 팔리는 초콜릿, 전설의 페레로 로쉐
미켈레는 프랑스 남서쪽 피레네 산맥에 위치한 루르드에 있는 바위동굴 속 성모 마리아상을 보고 '페레로 로쉐'의 영감을 얻었다. 5년에 개발 끝에 1982년, 바위가 성모 마리아 상을 감싼 것처럼 통 헤이즐넛을 초콜릿이 감싸고, 겉에는 견과류로 울퉁불퉁한 바위 느낌을 낸 페레로 로쉐를 출시했다. 로쉐는 프랑스어로 '바위'를 뜻한다.
(출처=Unsplash)
페레로는 페레로 로쉐를 고급스러운 금박 포장지에 우아하고 세련된 프리미엄 초콜릿으로 브랜딩했다. 1989년에는 밀크 크림에 아몬드와 코코넛으로 덮인 페레로 라파엘로를 출시했고, 다크 초콜릿으로 감싼 페레로 란드누아도 출시했다. 최소 3개에서 최대 48개의 초콜릿이 담긴 다양한 디자인의 선물 박스로 출시했다.
페레로 로쉐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매년 40개국 이상에서 약 40억 개의 페레로 로쉐가 판매되고 있으며, 판매량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초콜릿으로 자리잡았다.
페레로는 누텔라로 초코잼 시장을 개척하고, 킨더 초콜릿으로 어린이 초콜릿 시장을, 페레로 로쉐로 선물 시장까지 모두 사로잡았다. 초콜릿 제국, 페레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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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김시우 인재기자]
헤이즐넛 초콜릿 '잔두야'
[밸류체인타임스=김시우 인재기자] 1942년 2차 세계대전으로 이탈리아에서 카카오 품귀 현상으로 초코릿 가격이 폭등했다. 당시 제빵사들은 카카오 함량을 낮추기 위해 카카오가루에 헤이즐넛 페이스트를 섞은 '잔두야'를 만들어 판매했다. 잔두야는 소량에 코코아가루가 들어갔음에도 헤이즐넛의 고소한 향과 어우러져 전쟁 당시 이탈리아의 명물 초콜릿이 되었다.
(출처=Unsplash)
제과점을 운영하던 페이트로 페레로는 저렴한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기존 전두야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개량한 '잔두얏'을 만들었다. 잔두얏은 구운 헤이즐넛과 아몬드, 설탕과 코코아 버터를 넣고, 코코아가루는 20%만 함유했다. 잔두얏은 버터처럼 호일에 싸서 판매되었고, 칼로 썰어 빵과 함께 먹기 좋았다. 가격 또한 당시 초콜릿 4분의 1가량 되었다.
잔두얏으로 시작된 '페레로'
잔두얏은 출시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페이트로 페레로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잔두얏을 계속 판매했다. 1946년 5월 15일, 페이트로 페레로는 잔두얏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식품 도매상을 하던 동생 죠반니 페레로와 '페레로' 회사를 세웠다. 페이트로 페레로는 잔두얏을 일반 초콜릿보다 다섯 배 더 저렴하게 판매했다. 1946년 말까지 100톤 이상의 잔두얏을 판매했고, 다음해에는 인력을 두 배로 늘리며 잔두얏 2500톤 이상을 판매했다.
페레로를 설립한지 3년 후인 1949년, 페이트로 페레로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페레로는 동생 죠반니 페레로와 남은 가족들에게 맡겨지게 되었다. 피에트로 페레로의 아내 피에라와 동생 죠반니는 직원들을 감독하고, 아들 미켈레는 제품을 개발했다.
누텔라를 만든 이유
(출처=Unsplash)
미켈레는 잔두얏을 더 싸고 대중적으로 팔기 위해 고민했다. 더운 여름날, 미켈라는 공장에 녹아있는 잔두얏을 발견하고 잔두얏을 병에 담았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미켈레는 잔두얏을 빵에 발라먹기 편한 스프레드 형태로 변형시켰고, '슈퍼크레마'라는 이름을 붙여 출시했다. 슈퍼크레마는 편리함뿐 아니라 같은 용량의 초콜릿을 구매해도 더 오랫동안 먹을 수 있었다. 유통 또한 중간 도매상을 배제하고 회사가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가격도 더 저렴해졌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처=Unsplash)
1962년 이탈리아의 법이 바뀌면서 제품에 '슈퍼'나 '울트라'와 같은 최상급 표현이 금지되었다. 이에 미켈레는 기존 슈퍼크레마를 '헤이즐넛'을 뜻하는 '넛(nut)'과 이탈리아에서 애칭으로 쓰이던 작은 형태를 뜻하는 '엘라(ella)'를 합쳐 '누텔라'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당시 경쟁 기업에서도 누텔라와 비슷한 제품을 많이 출시했고, 초콜릿의 가격도 하락하는 추세였다.
저렴한 이미지에서 고급으로
미켈레는 저렴한 이미지의 누텔라를 고급 이미지로 리뉴얼하기 시작했다. 코코아파우더의 함량을 늘리고, 기존 코코아 버터 대신 식물성 오일의 혼합물(팜유 포함)을 사용했다. 또한 '헤이즐넛이 들어갔기 때문에 일반 초콜릿보다 고급'이라는 것을 강조했고 헤이즐넛이 다량 함유되었기 때문에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마케팅을 펼쳤다. 초콜릿이 건강할 수 있다는 말에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 기세를 몰아 1948년에는 우유 필링으로 채운 초콜릿 '킨더'를 출시했다. 카카오 함유량을 줄이고 비교적 우유의 함량을 높인 것이다. 킨더는 아이들을 위해 만든 초콜릿으로, 아이들의 건강에 좋은 우유가 함유되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부모가 적당량 조절해서 줄 수 있도록 한 박스 안에 여러 개를 개별 포장했다. 어린이를 겨냥한 킨더 초콜릿은 어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고,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까지 진출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킨더 서프라이즈와 인기
(출처=Unsplash)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미켈레는 부활절마다 플라스틱 계란에 사탕이나 인형을 담아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는 전통을 떠올렸고, 1974년 '킨더 서프라이즈'를 출시했다. 킨더 서프라이즈는 계란 모형의 초콜릿 안에 노란 통이 들어있고, 통 안에 작은 장난감이 들어있다.
킨더 서프라이즈는 달콤한 킨더 초콜릿뿐 아니라 작은 장난감, 개봉하는 순간의 스릴까지 3가지 즐거움을 담았다. 달걀 안에 들어있는 장난감은 어른들의 수집 욕구까지 자극하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인기를 끌었다. 전 세계적으로 300억 개 이상이 판매됐다.
그러던 1985년, 한 아이가 킨더 서프라이즈를 먹다 초콜릿 안에 장난감을 삼켜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후로도 여러 명에 아이들이 킨더 서프라이즈를 먹다 질식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생겼다. 이로 인해 킨더 서프라이즈의 판매는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이에 페레로사는 2001년 기존 킨더 서프라이즈에서 초콜릿과 장난감 영역을 분리시켜 '킨더조이'로 재출시했다.
킨더 시리즈는 여러 가지로 파생되었다. 1975년 10대들을 위해 곡물 섞은 킨더 초콜릿 위드 시리얼이 출시되었고, 1978년에는 아이스크림 버전으로 나온 킨더 밀크 슬라이스, 2001년에는 성인들을 위해 헤이즐넛 크림을 넣은 킨더 부에노를 출시했다.
가장 잘 팔리는 초콜릿, 전설의 페레로 로쉐
미켈레는 프랑스 남서쪽 피레네 산맥에 위치한 루르드에 있는 바위동굴 속 성모 마리아상을 보고 '페레로 로쉐'의 영감을 얻었다. 5년에 개발 끝에 1982년, 바위가 성모 마리아 상을 감싼 것처럼 통 헤이즐넛을 초콜릿이 감싸고, 겉에는 견과류로 울퉁불퉁한 바위 느낌을 낸 페레로 로쉐를 출시했다. 로쉐는 프랑스어로 '바위'를 뜻한다.
(출처=Unsplash)
페레로는 페레로 로쉐를 고급스러운 금박 포장지에 우아하고 세련된 프리미엄 초콜릿으로 브랜딩했다. 1989년에는 밀크 크림에 아몬드와 코코넛으로 덮인 페레로 라파엘로를 출시했고, 다크 초콜릿으로 감싼 페레로 란드누아도 출시했다. 최소 3개에서 최대 48개의 초콜릿이 담긴 다양한 디자인의 선물 박스로 출시했다.
페레로 로쉐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매년 40개국 이상에서 약 40억 개의 페레로 로쉐가 판매되고 있으며, 판매량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초콜릿으로 자리잡았다.
페레로는 누텔라로 초코잼 시장을 개척하고, 킨더 초콜릿으로 어린이 초콜릿 시장을, 페레로 로쉐로 선물 시장까지 모두 사로잡았다. 초콜릿 제국, 페레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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