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D램,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 밸류체인타임스

김유진 기자
2026-07-25
조회수 187


6b9fe42821950.png(출처: Unsplash)


[밸류체인타임스=김유진 기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0%를 웃돌던 D램 평균가 상승률이 2분기 30~50%대로 완화된 데 이어, 3분기에는 13~18% 수준으로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상승폭이 눈에 띄게 좁아지면서 일각에서는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가능성을 조심스레 거론하지만, AI 특수를 등에 업은 HBM·서버용 D램은 여전히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1. D램 가격, 하락이 아닌 '상승폭 둔화'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3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13~18%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PC용 D램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8~13%에서 15~20%로 상향 조정됐다. 트렌드포스는 이번 둔화의 배경으로 공급 개선이 아니라 "PC·스마트폰 등 소비자 시장 고객사의 가격 감내 여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들었다. 즉 D램은 여전히 극심한 공급 부족 상태이며, 다만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오른 가격을 소비재 제조사들이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상승 속도만 조절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시그마인텔도 앞서 하반기 D램 가격 인상률이 5~20% 수준으로 축소되고 연말께 높은 가격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 역시 '가격 하락'이 아닌 '상승 마무리 후 고가 안정화'로 해석하는 것이 정확하다.


2. 레거시 D램, 하락은커녕 '가격 역전' 현상까지

특히 눈에 띄는 지점은 구형 제품인 DDR4의 움직임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3사가 생산 라인을 HBM·DDR5로 전환하면서 DDR4 공급이 급격히 줄었고, 그 결과 올해 한때 DDR4 16GB 모듈 가격이 동급 DDR5를 웃도는 '가격 역전' 현상까지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2026년 말 DDR4 생산량이 2024년 수준의 20~25%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레거시 제품이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희소성 때문에 오히려 비싸지는 역설적 구조인 셈이다. 다만 전체 D램 비트 소비량에서 가전·IT 제품(레거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54%에서 2026년 42%로 줄어들 전망인데, 이는 가격 하락이 아니라 HBM·서버용 비중이 그만큼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


3. 시장의 두 시선, '둔화 우려' vs '슈퍼사이클 지속론'

시장은 이 흐름을 두고 엇갈린 해석을 내놓는다. 둔화를 우려하는 쪽은 PC·스마트폰 등 세트업체들의 가격 감내 여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소비자향 제품의 가격 상승 탄력이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상승률 둔화가 이어질 경우 그동안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을 밀어올렸던 성장 탄력도 조정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이는 '공급 과잉에 따른 하락'이 아니라 '고가에 따른 수요 저항'에 가깝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다운사이클과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슈퍼사이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HBM은 이미 완판돼 2027년까지 공급 부족이 예상되고,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5% 급증하는 등 메모리 3사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AI 데이터센터향 서버 D램·HBM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는 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확대 흐름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 진영의 판단이다.


4. 국내 반도체 양사의 대응, '선택과 집중'은 유효하지만 방향은 다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높은 HBM·서버용 DDR5 중심으로 생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다만 이는 '범용 D램 공급 과잉을 완화하기 위한 감산'이라기보다, 애초에 HBM 생산이 범용 D램 대비 3배가량 많은 웨이퍼를 소모하기 때문에 생산 능력 배분이 자연스럽게 HBM·DDR5 쪽으로 쏠리는 구조에 가깝다. 그 결과 범용 D램 공급은 오히려 더 빠듯해지고 있으며, 이는 앞서 언급한 DDR4 가격 역전 현상의 배경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시장의 '양극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 양극화는 "레거시는 하락, AI용은 호황"이 아니라 "레거시도 품귀로 강세, AI용은 그보다 더 강한 초과수요"에 가깝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은 하락 반전 여부가 아니라 상승세가 언제 어느 수준에서 안정화되느냐에 맞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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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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