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CEO 설문조사, AI·반도체 협력 1순위로 선정…첨단산업 연계 강화 기대 | 밸류체인타임스

김유진 기자
2025-06-20
조회수 6679

(출처: Unsplash)


[밸류체인타임스=김유진 기자] 최근 한일 양국 기업 최고경영자(CEO) 18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양국 협력의 최우선 분야로 꼽혔다. 이번 조사는 2025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매일경제신문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한국 CEO 113명과 일본 CEO 68명이 참여했다. 결과적으로, 한국 CEO들은 협력 유망 분야로 AI(41.6%)를 1순위로 꼽았고, 일본 CEO들은 한국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58.8%)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는 양국 기업인들이 첨단산업에서의 상호 보완적 협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설문에서 한국 CEO들은 AI(41.6%) 다음으로 헬스케어·바이오(29.2%), 로봇 관련 기술(27.4%)을 협력 유망 분야로 꼽았다. 일본 CEO들은 반도체(58.8%)를 가장 많이 선택한 뒤, 친환경 에너지(25.0%), 헬스케어·바이오(20.6%) 순으로 답했다. 양국 정부가 협력해야 할 분야로 한국 CEO는 글로벌 무역장벽 대응(52.2%)을 최우선으로 꼽았고, 일본 CEO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45.6%)을 선택했다. 이는 최근 미국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등 국제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가 발표된 시점에 맞춰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기념식에서 “양국 협력의 지평을 넓히면서 지금까지 이어온 교류의 바통을 다음 세대에 넘겨야 한다”며 “양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이 엄중하기 때문에 더욱 서로가 손잡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한 걸음 내딛자”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국 정상과 기업인들은 첨단산업 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과 미래 지향적 관계 구축에 뜻을 모으고 있다.


한일 양국 기업인들은 최근 반도체, AI, 바이오, 자동차 등 첨단산업에서의 협력이 양국 경제에 큰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상위 1000대 비금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101개사 참여)에서도 반도체(91점), AI(57점), 자동차(39점), 바이오·헬스케어(32점), 조선과 배터리(각 26점) 순으로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협력 방식으로는 보호무역주의 등 글로벌 통상 이슈 공동 대응(69점), 공동 연구와 인재 육성 등 연구개발(R&D) 협력(52점), 정상급 교류 확대(46점), 제3국 공동 진출(36점) 등이 꼽혔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한일 양국이 각각 소재·부품·장비와 생산·설계·제조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상호 보완적 협력이 가능하다. 일본은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생산에서 강점을 보인다. AI 분야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대형 프로젝트(예: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가 거론되며, 양국이 기술과 인재, 데이터를 공유해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설문에서 한국 기업의 46%는 향후 한일 기업 간 연계를 ‘대폭 늘린다’ 또는 ‘약간 늘린다’고 응답했고, 일본 기업은 20.3%로 다소 낮았지만, ‘줄인다’는 응답은 없었다. ‘변화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한국 기업 36.3%, 일본 기업 54.7%로 나타났다. 이는 양국 기업이 향후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현상 유지 경향도 일부 존재함을 보여준다. 미국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한일 기업 간 협력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설문에서 확인됐다. 실제로 일본 기업의 80%, 한국 기업의 69%가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이 경영에 ‘큰 악영향’ 또는 ‘약간의 악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최근 한일 경제협력은 반도체, AI, 바이오, 자동차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양국은 5월 28일 서울에서 열린 제57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AI, 반도체, 바이오, 헬스케어, 탄소중립, 수소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 경제인들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신뢰와 우정을 재확인하고, 한국, 일본, 세계의 밝은 미래를 위해 협력하자”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또한, 한국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노력을 지지하기로 했다.


한편, 국내 기업들은 한일 경제협력이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는 비율이 56.4%에 달했다. 협력 분야로는 기술 이전과 협력(53점), 일본 진출을 통한 시장 확대(35점), 관광·문화 산업 발전(29점), 소재·부품·장비 공급망 안정화(27점)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일 경제협력이 첨단산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한일 협력은 첨단산업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안정, 연구개발, 인재 육성, 제3국 공동 진출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AI, 바이오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에서 양국이 상호 강점을 활용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이오대학 야나기마치 이사시 교수는 “바이오 의약품, 반도체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에서 한일 기업이 상호 강점을 활용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일 양국은 첨단산업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보호무역주의 등 국제 환경 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의 협력은 양국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번 설문조사와 경제인회의 결과는 한일 경제협력이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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