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인정하고 믿는 돈, '기축통화'ㅣ밸류체인타임스

이지유 칼럼니스트
2025-09-13
조회수 3462

b718282ac8b61.jpg

(출처=unsplash)

[밸류체인타임스=이지유 칼럼니스트] 전 세계에서 가장 힘센 돈은 무엇일까? 바로 미국 달러다. 우리나라에서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거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석유를 수입하거나, 일본과 중국이 서로 물자를 교환할 때도 대부분 달러가 사용된다.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인 1944년, 세계 각국은 달러를 세계 공통 화폐로 쓰기로 합의했고, 그때부터 달러는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했다. 기축통화란 쉽게 말해 전 세계가 인정하고 신뢰하는 화폐, 마치 학교에서 모든 반이 따르는 학생회장 같은 존재다.


달러가 기축통화라는 사실은 미국에 막대한 이점을 안겨준다. 예컨대 우리나라가 미국산 쇠고기를 사려면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제품을 수출해 달러를 벌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은 달러를 직접 발행할 수 있다. 바로 이 때문에 “돈을 찍어내 세계를 산다”는 말이 생겼다.


실제로 현재 전 세계 나라들이 보유하는 외화 비축 자산의 약 60%가 달러이고, 국제 거래의 절반 이상이 달러로 이뤄진다. 석유, 금 같은 전략적 자원 역시 대부분 달러로 거래된다. 미국이 달러를 추가로 발행하면 그 파급력은 전 세계로 확산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은 자국 화폐인 위안화의 국제적 사용을 확대하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국제 거래에서 위안화 비중은 약 2%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4.5%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숫자만 보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국제 금융 질서에서 이 정도 속도는 매우 빠른 변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달러의 독점적 지위에 도전하는 흐름은 더욱 뚜렷해졌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를 달러 결제망에서 배제하자, 러시아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달러 대신 위안화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인도도 러시아에서 석유를 살 때 자기나라 돈인 루피를 쓰고 있다. 이는 "달러 없이도 거래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cc336e857b8fb.jpg

(출처=unsplash)

중국은 나아가 디지털 위안화를 발행했다. 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와 유사하지만, 국가가 직접 발행하는 공식 디지털 화폐다. 앞으로 이 디지털 화폐가 널리 쓰이면 달러를 거치지 않고도 국가 간 직거래가 가능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달러가 곧바로 밀려날 것이라는 전망은 성급하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미국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다른 나라들이 따라오기 어려울 정도로 발달해 있다. 따라서 단기간에 달러의 지위를 위협할 화폐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달러 독주 체제’에서 ‘달러가 여전히 우위를 점하되 다른 통화들이 함께 쓰이는 다극화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은 중국과의 교역 규모가 가장 크지만, 결제는 여전히 대부분 달러로 이뤄진다. 앞으로 위안화 직거래가 늘어난다면 환전 수수료 절감, 환율 변동 위험 완화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국 향후 10~20년 동안 세계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지, 미국 달러가 계속 절대적 지위를 유지할지, 아니면 여러 통화가 공존하는 시대가 열릴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국제 금융 질서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Copyright © 밸류체인타임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밸류체인타임스=이지유 칼럼니스트]

0

POST NEWS



경기도 고양시 의장로114 하이브 A타워 1312호

대표전화 02 6083 1337 ㅣ팩스 02 6083 1338

대표메일 vctimes@naver.com


법인명 (주)밸류체인홀딩스

제호 밸류체인타임스

등록번호 경기, 아53541

등록일 2021-12-01

발행일 2021-12-01 

발행인 김진준 l 편집인 김유진 l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유진



© 2021 밸류체인타임스.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