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 열풍이 흔든 시장ㅣ밸류체인타임스

이지유 칼럼니스트
2026-05-16
조회수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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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지유 칼럼니스트)

[밸류체인타임스=이지유 칼럼니스트] 최근 국내 디저트 시장에서 '두쫀쿠(두바이 쫀득한 쿠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소비 트렌드와 원자재 시장 전반에 걸쳐 이례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번 현상은 단순한 식음료 유행을 넘어 소비자 심리, 공급망 병목, 가격 상승 메커니즘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사례로, 이른바 '디저트 노믹스(Dessert-nomics)' 현상으로 분석된다.


원자재 시장을 흔든 두쫀쿠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원자재 시장에서 나타났다. 두쫀쿠의 핵심 재료인 중동식 면 카다이프(Kadayıf)는 국내 공급 기반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요가 급증하며 품귀 현상을 빚었고, 유통 가격 역시 단기간에 큰 폭으로 뛰었다. 피스타치오 수요까지 동시에 급증하면서 수입 단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등 원가 부담이 확대됐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두바이 초콜릿·두쫀쿠 열풍이 본격화된 이후 국내 피스타치오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특정 기호식품의 유행이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애그플레이션(Agflation)' 현상으로 해석된다. 일부 업체들은 원재료를 확보하기 위해 항공 운송까지 선택하면서 물류 비용 증가라는 이중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불황이 만들어낸 스몰 럭셔리 수요

수요 측면에서는 불황기 소비 패턴의 변화가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가 자산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 5,000원에서 1만 원 수준의 지출로 즉각적인 만족을 얻는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소비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두쫀쿠 수요를 끌어올렸다. 이는 불황기에 저가 사치품 소비가 늘어나는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의 확장된 형태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연구에 따르면, 경기 침체기에 소비자들은 고가 내구재 소비를 줄이는 대신 저가 감각적 소비를 늘리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SNS 환경은 이러한 소비를 더욱 가속화했다.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를 넘어 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유행에 참여하고 있다는 심리적 보상을 얻었다. 과시적 소비(Veblen Effect)와 놓치면 뒤처진다는 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결합되며 추가 수요를 만들어낸 것이다. 메타(구 페이스북)의 소비자 행동 연구에 따르면, SNS에서 특정 제품이 화제가 될 경우 오프라인 구매 전환율이 평균 30%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쫀쿠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단순한 식품을 넘어 '경험 자산'으로 기능하며 빠른 확산과 함께 제품 생애주기의 단축이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보여줬다.


레드오션이 된 두쫀쿠 시장

수요 급증에 대응해 공급 역시 빠르게 확대됐다. 개인 카페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편의점, 대형 식품업체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생산량이 단기간에 급증했다. 그러나 디저트 산업 특유의 낮은 진입 장벽은 시장을 빠르게 레드오션으로 전환시켰다. 유사 제품이 쏟아지면서 초기 시장을 지탱하던 희소성은 급격히 약화됐고, 이는 가격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공급 과잉에 의한 균형 붕괴'로 설명한다. 수요 곡선이 단기간에 급등한 뒤 공급이 이를 추월하면 가격과 수익성이 동시에 하락하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현재 시장은 공급 과잉에 따른 조정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한때 구매 대기 행렬이 이어지던 인기 제품들은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소비자 관심이 분산되고 있으며, 일부 자영업자들은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할인 판매에 나서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수요 급증으로 출발한 시장이 공급 확대 이후 안정화 또는 축소되는 전형적인 경제 사이클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문가들은 두쫀쿠 현상이 유행 기반 소비의 구조적 특징을 선명하게 드러낸다고 평가한다. 감정과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 촉발된 수요는 단기간에 시장을 팽창시키지만, 동시에 공급 과잉과 비용 상승을 초래하며 빠른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두쫀쿠 이후, 버터떡이 온다

업계에서는 두쫀쿠의 뒤를 이을 차세대 디저트로 '버터떡'이 부상하고 있다. 전통 떡에 버터를 결합한 이 하이브리드 디저트는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충족한다는 점에서 최근 소비 트렌드를 정확히 반영한다. 소비자들은 완전히 낯선 음식보다 기존에 익숙한 맛에 변화를 더한 제품에 더 빠르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심리학의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와도 연결된다. 친숙한 요소가 포함될수록 소비자의 심리적 진입 장벽이 낮아져 확산 속도가 빨라진다는 원리다.


또한 버터떡은 두쫀쿠와 달리 원재료 수급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국내 생산 기반을 활용할 수 있어 공급 안정성이 높다. 이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류 비용 증가로 이중고를 겪었던 두쫀쿠와 대비되는 부분으로,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다만 버터떡 역시 단기 유행에 그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SNS 중심의 소비 확산 구조가 유지되는 한, 특정 디저트가 빠르게 부상한 뒤 시장이 단기간에 포화되는 흐름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

두쫀쿠 열풍과 버터떡의 부상은 국내 디저트 시장이 '유행 중심의 단기 순환 구조' 속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 트렌드의 교체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으며,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단기 유행 대응을 넘어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유행은 언제나 찾아오지만, 그 파도 위에서 살아남는 것은 결국 유행 이후에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본질적인 가치를 갖춘 제품과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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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이지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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