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조력자, 판타지 소설계의 거장들, C.S.루이스와 J.R.R.톨킨 | 밸류체인타임스

김민찬 칼럼니스트
2024-04-21
조회수 6431

[밸류체인타임스=김민찬 인재기자]‘C.S.루이스’와 ‘J.R.R.톨킨’은 1926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였다. 1926년 5월 11일, 옥스퍼드 대 머튼 칼리지에서 영문과 교수 다과회가 열렸다. 그곳에서 톨킨은 영문학과 정교수로, 루이스는 신참 개별 지도 교수로 만나게 됐다. 

 

둘은 서로가 글쓰기와 문학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알게 되고 금방 친해졌다. 이후 톨킨이 만든 대학 내 독서 클럽이나 루이스가 속해있는 문학과 철학 동아리 잉클링스에 서로를 초청하는 등 많은 교류를 했다.

 

루이스와 톨킨은 북유럽 신화를 비롯해 종교나 역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즐겼다. 그들은 서로가 자신만의 신화 이야기를 만드는 꿈이 있음을 알게 된다. 톨킨은 웅장한 대서사시를 만들고 싶어했고, 루이스는 판타지를 현실과 접목시킨 작품을 만들고 싶어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톨킨은 루이스에 대한 사실을 하나 알게 된다.

 

J.R.R.톨킨은 당시 카톨릭 신앙을 가지고 있었고, C.S.루이스는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유물론에 심취해 있어서 무신론의 길을 택했었다. 유물론은 이 세상의 모든 근원은 물질이며 모든 정신 현상도 물질의 작용이나 산물이라 주장하는 이론이다. 

 

그런 루이스를 변하게 만든 것이 톨킨이었다. 톨킨은 복음서에 관한 이야기를 루이스에게 해주며 루이스의 생각을 서서히 변화시켰다. 둘이 만난지 3년째 되던 1929년 여름, 루이스는 자신이 하나님 앞에 항복했다고 표현하며 기독교인이 된다. 

  

(사진=좌측은 1917년 당시 C.S.루이스, 우측은 1920년 당시 J.R.R.톨킨)

 

톨킨은 루이스를 카톨릭으로 끌어들이고 싶었으나 루이스는 기독교인으로 남게 됐다. 루이스는 기독교 중에서도 성공회라는 교파에 속해 있었다. 성공회는 다른 개신교보다 개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카톨릭의 성모 마리아 공경을 인정하는 식의 개방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루이스는 기독교 내에서 자주 행해졌던 성경 내용 중 자신에게 좋은 부분만 골라서 듣는 절충주의를 비판했다. 이 외에도 “예수를 믿거나 미치광이 취급하거나 중간은 없다”라는 식에 명확한 관점을 가지고 있었고, 기독교에 관한 다양한 비판과 조언을 글로 표현했다.


톨킨은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다. 어려서부터 부모를 따라 카톨릭 신앙을 가졌으며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후견인으로 지정된 프랜시스 신부를 아버지처럼 따랐다. 이로 인해 톨킨의 신앙은 독실할 수 밖에 없었고, 그의 친구인 루이스를 비롯해 루이스와 같은 성공회 신자였던 톨킨의 아내 이디스에게도 카톨릭 신앙을 전도한다. 하지만 이디스도 당시 영국에서의 카톨릭 핍박으로 인해 개종 문제에서 갈등을 빚었고, 이디스는 말년에 가서야 진심으로 카톨릭 신앙을 가지게 된다.


톨킨과 루이스가 서로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작품은 그들의 대표 작품인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다. 둘은 북유럽 신화를 비롯한 고대 신화를 좋아했고, 고대 신화와 같은 이야기를 쓰고 싶어 했다. 루이스는 자신이 그려내고 싶어하던 현실과 접목된 판타지 세계를 나니아 연대기를 통해 그려냈다. 나니아 연대기는 기독교적인 관점 중심으로 전개되어 있다. 톨킨의 전도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톨킨은 반지의 제왕이 루이스가 아니었다면 완결되지 못했을 것이라 말했다. 루이스가 다음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기 때문에 톨킨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써내려갔고 역대 최고의 판타지로 평가받는 작품인 반지의 제왕이 탄생한다. 


둘은 비슷한 소재로 판타지를 즐겼으나 작품에 대한 관점은 달랐다. 루이스는 자신의 작품에 종교적인 관점을 자주 넣었다. 반면 톨킨은 자신의 작품이 대중에게 종교적인 작품이 아닌 문학으로만 즐겨주길 바랬다. 물론 톨킨 역시 반지의 제왕은 종교적이고 카톨릭적인 작품이라 말하기도 했다.


둘은 작품에 대한 관점으로 인해 자주 다투기도 했다. 톨킨은 루이스가 자신의 작품을 이용해 생각을 강요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둘의 우정은 루이스가 사망하기 전인 1963년 까지 이어지며 37년의 끈끈한 우정을 보여줬다.

 

 

(사진=영화화 된 루이스와 톨킨의 대표작, 나니아 연대기와 반지의 제왕)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 외에도 루이스와 톨킨이 쓴 작품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 루이스가 쓴 우주 3부작 ‘침묵의 행성 밖에서’, ‘페렐란드라’, ‘그 가공할 힘’은 톨킨과의 내기를 통해 출간된 소설이다. 톨킨과의 내기를 통해 루이스는 우주 이야기를 톨킨은 시간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쓰게 됐다.


톨킨은 시간여행과 관련된 소설로 ‘아칼라베스’라는 이야기를 쓰게 되고 이후 이 이야기를 호빗 세계관의 총 집합체 ‘실마릴리온’에 포함시킨다. 톨킨의 ‘아칼라베스’는 누메노르인들이 요정의 영생을 탐하다가 심판받는 내용으로 아틀란티스 이야기를 오마주한 작품이다.


루이스의 우주 3부작은 주인공 랜섬이 우주로 납치당한 뒤 일어나는 사건을 담고 있다. 우주 3부작에서도 루이스의 신앙이 대놓고 드러나기는 하나 루이스의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덜한 편이다. 


루이스가 쓴 작품은 ‘나니아 연대기’, 우주 3부작뿐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다룬 ‘순전한 기독교’,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에 대해 쓴 소설 ‘천국과 지옥의 이혼’, 악마가 사람을 어떻게 공격하는지 악마의 입장으로 쓴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등이 있다.


톨킨이 쓴 작품은 ‘반지의 제왕’ 외에도 반지의 제왕의 프리퀄 작품(기존 시리즈의 이전 시간대를 다루는 작품)인 ‘호빗’, 언어학자인 톨킨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 자신만의 언어를 창조한 호빗 세계관의 교과서 ‘실마릴리온’ 등이 있다. ‘실마릴리온’에서는 호빗 세계관에서 대부분의 사건의 중심에 있는 절대반지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에 관한 이야기도 다룬다.


루이스와 톨킨은 서로의 꿈을 응원해주는 조력자였다. 루이스의 입장에서 톨킨은 자신을 죄의 길에서 벗어나게 도와준 사람이기도 했다. 톨킨 역시 루이스가 없었다면 꿈을 이어나가지 못했을 것이라며 루이스의 공로를 인정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준 두 사람은 대표작인 나니아 연대기, 반지의 제왕으로 인해 문학적인 부분 뿐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신앙에 대한 충성심을 보이며 종교적인 측면에서도 대단한 사람들이라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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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김민찬 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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