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체인타임스=김혜선기자] 물건이 풍요해지고 볼거리가 많아지고 즐길 거리가 많아졌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보고, 먹고, 사고, 즐길 수 있는 시대다. 풍요로운 때 가장 어려운 일은 무엇일까? 바로 ‘절제’다. 모델 홍진경씨를 보면 자신의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먹는 것을 잘 지킨다. 달콤한 간식 대신 오이를 먹고 식사약속이 있으면 집에서 미리 계란하나를 먹고 나선다. 식사 자리에서 과식을 막기 위해서다.
한 유튜버가 자신을 '선녀'라고 소개하는 것을 보았다. 천사도 아니고 왜 뜬금없이 선녀일까 싶었는데, 그녀가 말하는 선녀는 '선을 지키는 여자'의 줄임말이다. 자신의 규율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는 사람. 재미있는 표현이면서도 꽤 의미가 있었다.
우리는 일상에서 ‘선을 넘었다’는 말을 한다. 상대가 지켜야 할 도리와 예의를 벗어났을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사회에도 선이 있다. 법과 규칙이라는 선을 정해두는 이유는 여러 사람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다. 그 선이 무너지면 공동체의 질서가 흔들리고 누군가의 자유와 안전이 침해될 수 있다.

[사진출처 unsplash]
그렇다면 개인에게도 ‘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개인의 선은 누군가에게 알리거나 지켜달라고 요구하는 규칙이 아니다. 자신을 위해 스스로 정해놓은 기준이다.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사지 않을지, 누구와 어느 정도의 관계를 맺을 것인지, 어디까지 일하고 어디에서 멈출 것인지. '선'을 긋는다는 건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스스로에게 분명히 알려주는 일이다.
그 유튜버가 정해놓은 선은 꽤 구체적이었다.
그녀는 먼저 먹을 것부터 선을 그었다. 먹는 음식과 먹는 시간을 정하고, 자신이 집중할 활동의 범위를 제한했다. 친구와 직장 동료, 고객과 고용주 사이에도 각각 다른 거리를 두었다. 친구와는 편하게 지내되 돈거래는 하지 않고, 고객과 사적인 친구 관계를 만들지 않으며, 직장에서는 계약된 일을 충실하게 하되 서로의 사적인 영역은 침범하지 않는 식이다. 모임과 인간관계에도 기준을 두고, 물건에도 기준을 정해 생활공간을 지배하지 않도록 했다.
처음에는 조금 까다롭게 느껴졌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에너지와 시간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미리 정해놓은 것에 가까움을 알게 됐다. 나만의 선이 없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요구와 세상의 유혹에 반응하며 살아가게 된다. 누군가 부탁하면 거절하지 못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고, 원하지 않는 모임에 참석하고, 쉬어야 할 시간에도 일을 붙잡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정작 내가 집중해야 할 일에 사용할 시간과 에너지가 남지 않는다. 기준이 없는 사람은 기준을 가진 사람의 기준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나만의 선이 필요하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먼저 음식에 대한 선이 분명하지 않다. 나는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조금씩 자주 먹는 편이다. 양이 많지는 않지만 계속 음식이 들어가다 보니 정작 위가 쉴 시간이 부족하다. 반면 인간관계에서는 조금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다. 직장 동료들과 꽤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함께 일하며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들 중에는 평생 알고 지내고 싶은 사람들도 있다. 굳이 모든 관계에 거리를 두기보다는, 좋은 관계라면 충분히 누리고 싶다.
대신 의미 없는 모임은 되도록 만들지 않는다. 사회적 친목이나 단순한 관계유지를 위한 모임은 자제하고 있다.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고 다녀와도 유쾌하지 않다. 대신 의미 있는 사람과 일, 그리고 관계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그렇게 나만의 기준을 세워나간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고, 삶의 상황도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까지 괜찮고, 어디부터는 괜찮지 않은지를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양해를 구하고 거절할 필요도 있다. 내가 정한 선을 존중해주는 사람과는 편안한 관계를 이어가면 된다. 반대로 내가 반복해서 불편함을 표현함에도 그 선을 넘는다면,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만의 ‘선’은 나를 지키는 보호막이면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기 위한 경계다.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무엇까지는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만큼은 지키고 싶은지를 아는 것이 나만의 기준이다. 하나씩 나의 선을 만들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조금씩 선명해질 것이다. 그러니 오늘은 잠시 멈춰 내 삶에는 어떤 선이 필요한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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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김혜선기자] 물건이 풍요해지고 볼거리가 많아지고 즐길 거리가 많아졌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보고, 먹고, 사고, 즐길 수 있는 시대다. 풍요로운 때 가장 어려운 일은 무엇일까? 바로 ‘절제’다. 모델 홍진경씨를 보면 자신의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먹는 것을 잘 지킨다. 달콤한 간식 대신 오이를 먹고 식사약속이 있으면 집에서 미리 계란하나를 먹고 나선다. 식사 자리에서 과식을 막기 위해서다.
한 유튜버가 자신을 '선녀'라고 소개하는 것을 보았다. 천사도 아니고 왜 뜬금없이 선녀일까 싶었는데, 그녀가 말하는 선녀는 '선을 지키는 여자'의 줄임말이다. 자신의 규율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는 사람. 재미있는 표현이면서도 꽤 의미가 있었다.
우리는 일상에서 ‘선을 넘었다’는 말을 한다. 상대가 지켜야 할 도리와 예의를 벗어났을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사회에도 선이 있다. 법과 규칙이라는 선을 정해두는 이유는 여러 사람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다. 그 선이 무너지면 공동체의 질서가 흔들리고 누군가의 자유와 안전이 침해될 수 있다.
[사진출처 unsplash]
그렇다면 개인에게도 ‘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개인의 선은 누군가에게 알리거나 지켜달라고 요구하는 규칙이 아니다. 자신을 위해 스스로 정해놓은 기준이다.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사지 않을지, 누구와 어느 정도의 관계를 맺을 것인지, 어디까지 일하고 어디에서 멈출 것인지. '선'을 긋는다는 건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스스로에게 분명히 알려주는 일이다.
그 유튜버가 정해놓은 선은 꽤 구체적이었다.
그녀는 먼저 먹을 것부터 선을 그었다. 먹는 음식과 먹는 시간을 정하고, 자신이 집중할 활동의 범위를 제한했다. 친구와 직장 동료, 고객과 고용주 사이에도 각각 다른 거리를 두었다. 친구와는 편하게 지내되 돈거래는 하지 않고, 고객과 사적인 친구 관계를 만들지 않으며, 직장에서는 계약된 일을 충실하게 하되 서로의 사적인 영역은 침범하지 않는 식이다. 모임과 인간관계에도 기준을 두고, 물건에도 기준을 정해 생활공간을 지배하지 않도록 했다.
처음에는 조금 까다롭게 느껴졌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에너지와 시간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미리 정해놓은 것에 가까움을 알게 됐다. 나만의 선이 없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요구와 세상의 유혹에 반응하며 살아가게 된다. 누군가 부탁하면 거절하지 못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고, 원하지 않는 모임에 참석하고, 쉬어야 할 시간에도 일을 붙잡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정작 내가 집중해야 할 일에 사용할 시간과 에너지가 남지 않는다. 기준이 없는 사람은 기준을 가진 사람의 기준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나만의 선이 필요하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먼저 음식에 대한 선이 분명하지 않다. 나는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조금씩 자주 먹는 편이다. 양이 많지는 않지만 계속 음식이 들어가다 보니 정작 위가 쉴 시간이 부족하다. 반면 인간관계에서는 조금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다. 직장 동료들과 꽤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함께 일하며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들 중에는 평생 알고 지내고 싶은 사람들도 있다. 굳이 모든 관계에 거리를 두기보다는, 좋은 관계라면 충분히 누리고 싶다.
대신 의미 없는 모임은 되도록 만들지 않는다. 사회적 친목이나 단순한 관계유지를 위한 모임은 자제하고 있다.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고 다녀와도 유쾌하지 않다. 대신 의미 있는 사람과 일, 그리고 관계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그렇게 나만의 기준을 세워나간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고, 삶의 상황도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까지 괜찮고, 어디부터는 괜찮지 않은지를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양해를 구하고 거절할 필요도 있다. 내가 정한 선을 존중해주는 사람과는 편안한 관계를 이어가면 된다. 반대로 내가 반복해서 불편함을 표현함에도 그 선을 넘는다면,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만의 ‘선’은 나를 지키는 보호막이면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기 위한 경계다.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무엇까지는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만큼은 지키고 싶은지를 아는 것이 나만의 기준이다. 하나씩 나의 선을 만들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조금씩 선명해질 것이다. 그러니 오늘은 잠시 멈춰 내 삶에는 어떤 선이 필요한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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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김혜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