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이웃과의 관계, 이웃포비아 | 밸류체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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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언스플래쉬
1990년대, 골목길 중심의 주택가에서 이웃은 거의 사촌이나 다름없었다. 과일이나 떡이 생기면 먼저 나눠주고, 이웃집 아이까지 함께 돌봐주던 그 시절은 공동체 의식의 완벽한 표본이었다. 그러나 도시화와 아파트 중심의 주거 환경으로 변화하면서 이웃 간 소통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최근 2030 세대는 아예 이웃과의 교류 자체를 끊는 것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엘리베이터 안의 어색한 침묵, 시선은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액정으로 향한다. 그 짧은 침묵은 이제 무례가 아닌 그들만의 예의로 자리 잡았다. 이런 심리 현상을 '이웃포비아'라고 한다. 이웃포비아란 이웃과의 의도적인 소통 단절을 뜻한다. 이사를 오면 떡을 돌리며 얼굴을 알리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오히려 자신의 얼굴이 이웃에게 알려지는 것 자체를 꺼리는 시대가 됐다.
전북대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는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젊은 세대의 사회 불신을 꼽는다. 층간소음, 담배 연기 같은 물리적 갈등과 이른바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이웃과의 관계 형성을 점점 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1인 가구가 늘고 혼밥 같은 혼자만의 생활 방식이 익숙해지면서 이웃의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하게 된 것도 한 원인이다.
이웃포비아를 극복하려면 단절된 소통의 물꼬를 트는 것이 먼저다. 작은 편지나 쪽지로 감사나 사과의 마음을 전해보는 것, 가까운 이웃부터 시작해 대화 횟수를 조금씩 늘려가는 것만으로도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친밀감을 쌓아갈 수 있다.
이웃을 향한 침묵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대면보다 비대면을, 대화보다 메시지를 선호하는 시대. 말하지 않아도 연결될 수 있다고 믿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이웃과의 단절은 결국 사람과의 단절이다. 개인주의가 극대화된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 밖으로 한 발짝 나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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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이서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