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를 보면 경제가 보인다 | 밸류체인타임스

권예진 칼럼니스트
2026-04-21
조회수 539

[밸류체인타임스=권예진 칼럼니스트] 두쫀쿠를 이해하려면 2024년을 달군 두바이 초콜릿부터 알아야 한다. 두바이 초콜릿은 초콜릿 코팅 안에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카다이프(중동식 면)를 넣은 디저트로, 해당 브랜드 쇼콜라티에와 인플루언서가 함께 제작한 ASMR 영상이 화제를 모으면서 2024년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두쫀쿠는 두바이 초콜릿에서 착안해 국내에서 탄생한 디저트다. 버터에 볶아 바삭하게 만든 카다이프 면에 피스타치오 크림을 섞어 속재료를 만들고, 이를 동그랗게 뭉쳐 코코아 가루를 섞은 마시멜로로 얇게 감싼 형태다. 겉은 쫀득하고 속은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며, 맛은 달고 진하다. 카페와 제과업계에서 처음 선보인 후 2025년 하반기 SNS를 통해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유통가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인기가 높아지자 온라인에는 두쫀쿠를 판매하는 카페의 위치와 실시간 재고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두쫀쿠 지도'까지 등장했다.


두쫀쿠가 화제가 된 데는 맛뿐 아니라 가격도 한몫했다. 개당 5,000~7,000원으로 디저트 중에서도 높은 가격대임에도 재고가 남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줄지만, 두쫀쿠는 오히려 "비싸다니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이런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베블런 재화라고 부른다.


두쫀쿠가 베블런 재화로 작동할 수 있었던 데는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가심비' 심리가 깔려 있다. 가심비란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이 높다는 의미로, 가성비에서 파생된 신조어다. SNS에 인증하고 트렌드에 동참한다는 만족감이 높은 가격을 충분히 납득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밴드왜건 효과도 작용했다. SNS에 두쫀쿠 인증샷이 넘쳐나면서 '나만 못 먹은 것 같다'는 심리적 압박이 수요를 더욱 끌어올렸다. 남들이 사니까 나도 사야 한다는 군중 심리가 유행을 가속시킨 셈이다.


이번 두쫀쿠 현상은 1930년대 대공황기의 '립스틱 효과'와도 맞닿아 있다. 당시 경기 침체 속에서도 립스틱 판매는 오히려 늘었는데, 집이나 자동차처럼 큰 소비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교적 저렴한 사치재로 만족을 찾으려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였다.


지금의 한국도 고물가로 주택·해외여행·명품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손바닥만 한 두쫀쿠 하나에서 작은 위안을 찾는 모습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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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nsplash)

두쫀쿠 다음은 버터떡?

두쫀쿠의 열기가 서서히 가라앉을 무렵, 버터떡이 새로운 디저트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재료 수급과 제작 공정이 두쫀쿠보다 간단한 편이어서, 수요만 형성되면 빠르게 생산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 카페 업주들 사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나의 유행이 저물면 또 다른 디저트가 그 자리를 채우는 흐름 속에서, 소비 심리의 다음 목적지가 어디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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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권예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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