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xhere)
[밸류체인타임스=이소율 칼럼니스트] 요즘은 스마트폰을 켜면 언제든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고, 혼자 있는 순간조차 영상과 메시지로 빈틈 없이 채워진다. 겉으로 보기엔 외로울 틈이 없는 삶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더 깊은 공허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왜일까?
하루 종일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학생을 떠올려 보자. 겉으로는 늘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혼자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별다른 이유 없이 마음이 답답하거나 공허한 순간이 불쑥 찾아오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심리학회(APA)의 연구에 따르면, SNS 사용 시간이 길수록 오히려 외로움과 불안감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반드시 정서적 충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사람은 생각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하루를 돌아보고 마음을 정리한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 느꼈던 감정, 앞으로의 선택들은 조용한 상태에서 천천히 자리를 잡는다. 하지만 끊임없이 자극이 들어오면, 생각은 깊어지기도 전에 끊겨버린다.
신경과학 측면에서 보면, 뇌는 외부 자극이 없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상태에서 기억을 통합하고 감정을 처리한다. 즉,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이 실제로는 뇌가 가장 활발하게 정리 작업을 수행하는 순간인 셈이다. 끊임없는 자극은 이 과정을 방해하고, 결국 감정은 쌓인 채 답답함으로 남는다.
(출처: Pixnio)
또 다른 경우도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늘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맡은 학생이 있다고 하자. 함께 있을 때는 활발하고 웃음을 주지만, 혼자 집에 돌아오면 이유 모를 피로감이 밀려온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감정 노동(Emotional Labor)'의 일종으로 설명한다.
사회학자 앨리 혹실드가 처음 제안한 이 개념은, 자신의 실제 감정과 다른 표현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때 심리적 소진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때, 이 피로는 더욱 깊어진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된다. 웃기는 사람, 조용한 사람, 잘 들어주는 사람… 각자의 자리가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은 이를 '인상 관리(Impression Management)'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사람은 타인과 함께 있을 때 끊임없이 자신을 연출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역할에 지나치게 익숙해지다 보면 '진짜 나'가 무엇인지 흐릿해진다는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은 그 연출을 멈추고, 아무것도 아닌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다.
이때 혼자 있는 시간을 '고립'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심리학자 도널드 위니컷은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Capacity to be Alone)'을 정서적 성숙의 핵심 지표 중 하나로 꼽았다. 혼자라는 것은 외로운 상태가 아니라, 스스로를 회복하는 과정이다. 물론 사람과의 관계도 소중하다. 그러나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그만큼 자신을 돌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처음부터 길게 혼자 있으려 애쓸 필요는 없다. 하루 10분이라도 충분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거나, 음악 없이 산책을 하거나, 생각을 천천히 정리해 보는 것. 실제로 영국 서식스대학교 연구팀은 단 6분간의 독서만으로도 스트레스 수준이 68%까지 낮아진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조용한 시간이 쌓일수록 마음의 회복력도 함께 길러진다는 것이다.
결국 혼자 있는 시간은 선택이 아니라 균형이다.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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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이소율 칼럼니스트]
[밸류체인타임스=이소율 칼럼니스트] 요즘은 스마트폰을 켜면 언제든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고, 혼자 있는 순간조차 영상과 메시지로 빈틈 없이 채워진다. 겉으로 보기엔 외로울 틈이 없는 삶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더 깊은 공허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왜일까?
하루 종일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학생을 떠올려 보자. 겉으로는 늘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혼자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별다른 이유 없이 마음이 답답하거나 공허한 순간이 불쑥 찾아오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심리학회(APA)의 연구에 따르면, SNS 사용 시간이 길수록 오히려 외로움과 불안감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반드시 정서적 충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사람은 생각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하루를 돌아보고 마음을 정리한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 느꼈던 감정, 앞으로의 선택들은 조용한 상태에서 천천히 자리를 잡는다. 하지만 끊임없이 자극이 들어오면, 생각은 깊어지기도 전에 끊겨버린다.
신경과학 측면에서 보면, 뇌는 외부 자극이 없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상태에서 기억을 통합하고 감정을 처리한다. 즉,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이 실제로는 뇌가 가장 활발하게 정리 작업을 수행하는 순간인 셈이다. 끊임없는 자극은 이 과정을 방해하고, 결국 감정은 쌓인 채 답답함으로 남는다.
(출처: Pixnio)
또 다른 경우도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늘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맡은 학생이 있다고 하자. 함께 있을 때는 활발하고 웃음을 주지만, 혼자 집에 돌아오면 이유 모를 피로감이 밀려온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감정 노동(Emotional Labor)'의 일종으로 설명한다.
사회학자 앨리 혹실드가 처음 제안한 이 개념은, 자신의 실제 감정과 다른 표현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때 심리적 소진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때, 이 피로는 더욱 깊어진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된다. 웃기는 사람, 조용한 사람, 잘 들어주는 사람… 각자의 자리가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은 이를 '인상 관리(Impression Management)'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사람은 타인과 함께 있을 때 끊임없이 자신을 연출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역할에 지나치게 익숙해지다 보면 '진짜 나'가 무엇인지 흐릿해진다는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은 그 연출을 멈추고, 아무것도 아닌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다.
이때 혼자 있는 시간을 '고립'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심리학자 도널드 위니컷은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Capacity to be Alone)'을 정서적 성숙의 핵심 지표 중 하나로 꼽았다. 혼자라는 것은 외로운 상태가 아니라, 스스로를 회복하는 과정이다. 물론 사람과의 관계도 소중하다. 그러나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그만큼 자신을 돌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처음부터 길게 혼자 있으려 애쓸 필요는 없다. 하루 10분이라도 충분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거나, 음악 없이 산책을 하거나, 생각을 천천히 정리해 보는 것. 실제로 영국 서식스대학교 연구팀은 단 6분간의 독서만으로도 스트레스 수준이 68%까지 낮아진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조용한 시간이 쌓일수록 마음의 회복력도 함께 길러진다는 것이다.
결국 혼자 있는 시간은 선택이 아니라 균형이다.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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