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담에서 승인된 핵잠수함 건조, 그 시작과 진짜 의의 | 밸류체인타임스

권예진 칼럼니스트
2025-12-06
조회수 2188


[밸류체인타임스=권예진 칼럼니스트] APEC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로, 지역 경제 포럼의 성격을 지닌다. 법적 구속보다는 자발적 이행과 합의를 중시한다. 무역·투자 자유화와 원활화, 제도 정렬을 통해 장벽을 낮추고 서로가 합의하기 위해 모인 곳이 바로 APEC이다. 국가 대 국가가 아니라 개인 대 개인으로 모인 곳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 미국의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이 주목받았다.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공식 승인한 것이다. 다만, 실제 제작은 미국 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외교 및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APEC 정상회의의 가장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0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한미 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나는 한국이 기존의 구식 디젤 추진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은 이재명 정부에서 처음 시작된 것이 아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논의가 이어져 왔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기에도 본격적인 추진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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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nsplash)

2023년 7월 19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국 오하이오급 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에 승함하고, 해군작전사령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외국 정상으로서 핵잠수함에 승함한 것은 우방국을 포함해 최초였으며, 미국 핵잠수함의 방한은 1981년 이후 42년 만의 역사적 사건이었다.

결국 이번 승인은 김영삼 정부 이래 30여 년간 이어진 숙원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방심하기엔 이르다. 미국 내에서도 핵추진 잠수함 기술 이전과 관련해 이견이 존재해 후속 협의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돌발적 태도 역시 협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한국은 핵잠수함을 만들지 못했을까? 문제의 핵심은 ‘핵연료’였다.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면 잠수함을 반영구적으로 운용할 수 있지만, 이는 군사용으로만 사용되기 때문에 국제사회와 미국이 승인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저농축 우라늄을 대체 연료로 사용하려 해도,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국가가 없었다.

따라서 이번 핵잠수함 건조 승인 발표는 정치적 상징성이 강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실제 건조는 가능하더라도, 미국이 저농축 우라늄의 ‘공급 보장’을 약속하거나 ‘재처리 허용’을 명문화하지 않는 이상 실질적인 진전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핵잠수함 추진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핵연료 문제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어 실현되지 못했다. 이번에도 그는 “한국이 핵잠수함을 건조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으나, 건조 장소가 미국으로 한정된 점에서 정치적 제스처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발표를 부각시켜주는 수준에 불과하며, 핵연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번 합의는 실질적 성과가 없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이번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 발표는 상징적 의미가 크지만,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핵연료 공급 문제와 기술 이전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뒤따라야 한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간 협력의 문이 다시 열렸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정치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안보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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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권예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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