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천재와 미완의 질주…김기중·이상혁의 미래 | 밸류체인타임스

김기중, 비운의 천재

[밸류체인타임스=차시현 칼럼니스트] 김기중은 2021년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고교 시절 팀의 성적 향상에 크게 기여했고, 좌완 선발 자원으로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신인 투수들이 주로 중계로 데뷔하는 것과 달리 선발로 나선 탓에 패전이 잦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이 암흑기에 빠져 있던 후반기에는 한 줄기 빛과 같은 투구를 보여주며 미래의 희망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22시즌에는 불펜으로만 몇 차례 등판했을 뿐 뚜렷한 존재감을 남기지 못했다. 이후에도 좌완 불펜이 부족했던 한화의 사정상 불펜에서 기회를 얻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대량 실점이 잦아 부진의 늪에 빠졌다.

2024시즌에는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페냐의 대체 선발로 나섰고, 4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이어진 경기에서는 4회까지 퍼펙트 게임을 이어가며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다시 흔들리며 시즌 최악의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혔다. 2025시즌 현재 기회는 줄었지만 한층 안정된 투구를 보여주고 있어, 구단과 팬들은 그 성장이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이상혁, 야생마에서 적토마가 될 수 있을까

이상혁은 고교 시절 타율이 준수했지만 작은 체구 탓에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스피드를 높이 평가한 한화 이글스가 육성선수 계약을 맺으며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기회를 주었다. 정식 계약 선수들과 달리 많은 기회를 얻지는 못했지만, 대주자와 대수비로 간간이 1군 경기에 나서며 중요한 순간마다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만 2024년 이전까지는 주로 2군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2군에서 꾸준히 성장한 그는 2024년부터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빠른 주루 플레이는 팀 내 최고로 꼽힐 만큼 인상적이었으나, 동시에 도루 실패율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구단은 그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팀이 최다 연승 기록에 도전하던 경기에서 주루사로 흐름을 끊으며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후 2군으로 내려가 휴식을 취한 뒤 복귀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고, 기복 있는 경기 운영을 이어갔다.

결정적 장면은 8월 1일이었다. 콜업 이후 치른 경기에서 9회말 견제사로 아웃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고, 이로 인해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아직 프로 경력이 길지 않아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따라붙는 이유다.

김기중과 마찬가지로 이상혁 역시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오는 12월 상무 피닉스에 합격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할 예정인 두 선수가 군 복무를 마친 뒤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그들의 성장이 한화의 미래와 맞닿아 있는 만큼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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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차시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