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칼럼]관세 전쟁이 쏘아 올린 트럼프세션(Trumpcession) | 밸류체인타임스

이아림 칼럼니스트
2025-03-08
조회수 485

관세 전쟁에 R(Recession, 경기침체)과 S(Stagflation, 스태그플레이션), 고용시장에 먹구름 드리워

[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세계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인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 25%,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경기침체(Recession)와 물가상승(Inflation)이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 전반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비교적 견조했던 미국 고용시장조차 출렁이기 시작했다.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기업의 투자 의지가 꺾이면서 경기 동향에 민감한 월가와 실리콘밸리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실상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는 혼란 속에 빠져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Unsplash)


미 농무부가 발표한 최근 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전월 대비 15만 1000개 가량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인 15만 9000개에 미치지 못했다. 실업률 또한 전달 4.0%에서 4.1%로 소폭 상승했는데, 이는 일정 부분 고용시장이 식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달 미국 근로자 해고가 4년 7개월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재취업 중개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가 6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집계 기준) 미국 민간기업의 감원 계획 인원은 전월 대비 245%나 급증한 약 17만 201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7월(26만 2649명) 이래 최대치다. 올해 1~2월 발표된 감원 계획 인원은 22만 1812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보고서는 "지난달 민간 기업들, 특히 소매업과 기술 분야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라며, "정부효율부(DOGE)의 감원 조치와 정부 계약 취소,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 파산 등의 영향으로 일자리 감축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적신호 켜진 세계 경제, 유럽과 중국은 역대급 '돈 풀기'

세계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미국 경제 시장이 출렁이자 주변국들 역시 경기침체의 파장에 휩싸이게 됐다.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천연가스 수급 불안, 관세 등 각종 불안요소로 몸살을 앓던 중국과 유럽연합(EU)은 심각한 비상 체계에 돌입하며 역대급 통화 완화 정책, 일명 '돈 풀기'에 나서서 무역 전쟁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통화를 단기적으로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방식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시중 유동성 증가는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도 관세가 올린 수입물가가 다시 국내 물가 전반에 영향을 주며, ‘경기침체+물가상승’이 동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Unsplash)


한편 한국은 정치적·경제적 불안정이 겹치면서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요란하다. 물가상승을 진화시키기 위해 앞다퉈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방책 외에는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는 지지부진한 상황에 처했다.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과 여러 경제지표 약화로 인해 미국 경제에 경기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월가 주요 금융사들은 경고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경기분석 모델에서 경기침체 확률은 4일 기준 31%로, 한 달 전보다 상승했다. 


이는 불과 약 4달 전인 지난해 11월, 17%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5년 만기 국채 가격이나 주요 금속 가격 지표, 소형주 주가지표로만 볼 때 경기침체 확률이 50%까지 상승하며 경제 시장은 패닉에 빠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고율 관세로 인해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발발을 우려하고 있다. 보험사 프루덴셜 PLC 수석 이코노미스트 레이 패리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관세정책이 기업들의 미국 투자계획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고용률과 임금상승률이 둔화하고 가계 실질 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기업 컨설팅 회사 엑세스매크로의 팀 마헤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관세 인상이 미국 경제라는 열차를 예상보다 빨리 탈선시킬 수 있다"며 "비록 1970~80년대와 같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WSJ는 수입품 가격 상승 위협에 최근 미 기업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불안은 통계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지난달 말 발표된 1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2% 감소해 팬데믹 시기인 2021년 2월 0.6% 감소한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국 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만큼, 소비가 위축되면 경기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올린 관세 전쟁, 불법 이민자 단속 등은 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



월가의 떠도는 트럼프세션(Trumpcession)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Trump)'와 '경기 침체(recession)'를 합친 신조어 '트럼프세션(Trumpcession)'이 월가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경기 둔화는 최근 속도 조절을 하고 있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


미국 기준 금리를 전망하는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한 달 전만 해도 연준이 상반기 내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50% 정도로 보았으나 최근 들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10%까지 하락했다. 트럼프의 압박에도 연준이 금리를 다시 내리기 시작해야 할 정도로 경기가 좋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향후 고율 관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 경제가 1.3% 감소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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