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체인타임스=안현준 칼럼니스트] 인류세(Anthropocene)란 인간 활동으로 인해 지구 환경이 유례없이 크게 변화한 시기를 뜻하는 지질시대의 새로운 구분이다. 인류세는 기원전 1만 년 이후를 의미하는 지질시대인 '홀로세'에서 현재 부분을 따로 나누어 명명한 것이다. 다만 아직 정식으로 승인된 지질시대는 아니어서, 현재는 ‘비공인 지질시대’로 분류된다.
‘Anthropocene’이라는 용어는 인간을 뜻하는 접두사 ‘anthropo-’와 세를 뜻하는 접미사 ‘-cene’이 결합되어 만들어졌다. 이 개념은 1980년대에 미국의 생물학자 유진 스토머가 처음으로 사용했고, 이후 네덜란드의 대기학자 파울 크뤼천이 보급했다.

인류세는 아직 공인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시작 시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대표적으로 크뤼천은 산업혁명을 그 출발점으로 보았다. 석탄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대기 오염이 본격화된 시기이자, 전 지구적 규모로 인류에게 영향을 끼친 최초의 사례라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주장은 1945년 7월 16일 세계 최초의 핵실험을 인류세의 기점으로 설정한다. 이 핵실험 이후 지구에 극미량만 존재하던 플루토늄 등 인공 방사성 물질이 대기권에 퍼지며 환경에 분명한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15~16세기 신항로 개척을 시작 시점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비롯한 많은 탐험가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도달한 뒤, 대륙들 간의 여러 생물군의 이동이 전례 없이 활발해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판게아가 분리된 이후 처음 있는 대규모 생물군 교류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신항로 개척 후 천연두 등 유럽에서 유행하던 병원체가 전파되고 전쟁과 노예 무역 등이 뒤따르면서, 아메리카 원주민 수가 급감해 경작지가 산림화되는 등 큰 환경 변화를 초래했다. 경작지의 산림화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감소하면서 유럽 등지에 혹독한 소빙하기를 앞당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인류세의 시작 시점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제기되지만, 인간 활동이 지구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만큼은 모두가 공통적으로 인정한다. 이때부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증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생물 다양성이 빠르게 감소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류세라는 말은 전 지구적인 환경 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용어로도 쓰이고 있다.
비록 인류세가 아직 공인된 지질시대는 아니지만,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인류세라는 개념은 인간이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며,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성찰과 논의를 유도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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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안현준 칼럼니스트]
[밸류체인타임스=안현준 칼럼니스트] 인류세(Anthropocene)란 인간 활동으로 인해 지구 환경이 유례없이 크게 변화한 시기를 뜻하는 지질시대의 새로운 구분이다. 인류세는 기원전 1만 년 이후를 의미하는 지질시대인 '홀로세'에서 현재 부분을 따로 나누어 명명한 것이다. 다만 아직 정식으로 승인된 지질시대는 아니어서, 현재는 ‘비공인 지질시대’로 분류된다.
‘Anthropocene’이라는 용어는 인간을 뜻하는 접두사 ‘anthropo-’와 세를 뜻하는 접미사 ‘-cene’이 결합되어 만들어졌다. 이 개념은 1980년대에 미국의 생물학자 유진 스토머가 처음으로 사용했고, 이후 네덜란드의 대기학자 파울 크뤼천이 보급했다.
인류세는 아직 공인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시작 시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대표적으로 크뤼천은 산업혁명을 그 출발점으로 보았다. 석탄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대기 오염이 본격화된 시기이자, 전 지구적 규모로 인류에게 영향을 끼친 최초의 사례라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주장은 1945년 7월 16일 세계 최초의 핵실험을 인류세의 기점으로 설정한다. 이 핵실험 이후 지구에 극미량만 존재하던 플루토늄 등 인공 방사성 물질이 대기권에 퍼지며 환경에 분명한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15~16세기 신항로 개척을 시작 시점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비롯한 많은 탐험가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도달한 뒤, 대륙들 간의 여러 생물군의 이동이 전례 없이 활발해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판게아가 분리된 이후 처음 있는 대규모 생물군 교류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신항로 개척 후 천연두 등 유럽에서 유행하던 병원체가 전파되고 전쟁과 노예 무역 등이 뒤따르면서, 아메리카 원주민 수가 급감해 경작지가 산림화되는 등 큰 환경 변화를 초래했다. 경작지의 산림화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감소하면서 유럽 등지에 혹독한 소빙하기를 앞당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인류세의 시작 시점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제기되지만, 인간 활동이 지구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만큼은 모두가 공통적으로 인정한다. 이때부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증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생물 다양성이 빠르게 감소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류세라는 말은 전 지구적인 환경 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용어로도 쓰이고 있다.
비록 인류세가 아직 공인된 지질시대는 아니지만,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인류세라는 개념은 인간이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며,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성찰과 논의를 유도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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