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정치와 경제, 지배하고 지배당하다 | 밸류체인타임스

이아림 칼럼니스트
2024-12-28
조회수 1751

[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경제의 움직임은 소비자의 심리에 크게 좌우된다. 이때 정치는 국민의 심리 변화의 큰 변수로 작용한다. 최근 벌어진 12.3 사태 이후, 시장 추세에서 경제와 정치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제고할 수 있었다. 계엄령 선포 이후 한반도를 뒤덮은 정치적 불안정은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 주식과 원화 가치는 연일 요동치며 기업과 투자자의 시름만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탄핵소추안 표결과 경제 변동성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루어지면서 원화와 증시는 장중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달러당 원화 환율은 전날 대비 2.7원 하락한 1467.5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원화가 1486.8원까지 치솟는 등 이날 하루 동안 21원 이상의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날 원화 가치는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외환시장 거래 감소와 주식시장 타격

연말로 접어들면서 거래량이 감소한 것도 원화 가치의 급락에 한몫했다. 서울외국중개에 따르면 이날 주간 외환시장 거래량은 총 72억 9200만 달러로, 한 달 전인 11월 27일 80억 600만 달러보다 약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사진=Unsplash)


주식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2% 하락한 2404.77, 코스닥 지수는 1.43% 하락한 665.98로 장을 마감했다. 한때 코스피가 2400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양대 지수가 급격히 하락했으나, 오후에 들어서면서 하락폭이 일부 회복됐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1592억 원, 코스닥 282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3일 밤 갑작스러운 비상계엄령 선포와 해제, 2번의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이어 권한 대행에 대한 탄핵 표결까지 주요 사건마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고, 국내외 금융시장의 혼란을 야기했다.


소비위축과 내수시장 악영향

계엄령 소식 이후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고가 상품 구매를 자제하는 경향을 보이는 소비위축 현상을 보였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타격을 입었고, 내수시장이 위축되면서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치적 안정성을 중시하는 해외 투자자들의 자본 이탈 위험이 높아지면서 투자 환경이 악화되고, 한국의 글로벌 이미지가 손상될 우려가 커졌다.


이처럼 정치와 경제 간의 상호관계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정치가 경제를 압박하기도 하고, 경제가 정치를 지배하기도 하는 이들의 역동적인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 특정 경제 상황이 정치적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면, 정치와 경제의 얽히고설킨 관계의 복잡성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독일 나치당의 경제와 정치의 상호관계 속 생성된 최악의 산물

1939년 9월 1일에 시작해 1945년 9월 2일까지 지속된 제2차 세계대전은 전 세계를 황폐하게 만든 대규모 군사 분쟁이자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국제 전쟁이다. 독일 나치당의 시작 역시 경제와 정치의 상호관계 속 생성된 최악의 산물이다.


(사진=Unsplash)


제1차 세계대전 패배 이후 독일에서는 역사상 최초의 공화국인 바이마르 공화국이 수립됐다. 초인플레이션과 대공황의 여파로 실업자가 급증했고, 정부에 대한 신뢰는 비판과 불신으로 바뀌었으며, 바이마르에 대한 지지율은 바닥을 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히틀러의 민족주의와 인종주의는 그의 뛰어난 언변과 어우러져 독일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나치당은 경제 불황을 겪는 독일 시장에 다시금 경제 호조를 가장하여 정권을 견고히 세우는 것이 목적이었다. 나치당은 ‘페이크 선전’을 통해 자급자족 시스템으로 독일 경제가 성장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데 성공했다. 나치당의 정치적 계산과 시대적 경제 불황이 초래한 결과였다.


현대 사회의 경제와 정치의 형태

현대 사회에서도 경제와 정치의 관계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근래 자주 언급됐던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은 이 관계를 잘 보여주는 예 중 하나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각국 정부는 경제 회복을 위해 국민의 세금과 직결되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으며, 이는 정치적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정책들은 경제적 행위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거나 해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를 통해 국민들은 정치와 경제의 상호관계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인식하게 되었다.


따라서 사회 이슈의 원인으로 작용되는 정치와 경제 간의 긴밀한 연결 고리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변화, 사회적 불평등, 기아 문제, 디지털 혁명 등은 정치와 경제의 연대와 화합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 정세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최근 국제 정세의 변화는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였으며, 이는 수출 의존적인 한국 경제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미중 무역갈등의 재점화 가능성은 한국 경제의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정치 불안정은 경제 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12월 기업의 체감 경기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환율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에서 체감 경기가 악화되었으며, 특히 중소·내수 기업의 체감 경기가 더욱 심각하게 악화되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아룹 차터지 애널리스트는 “국내적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으며, 나인티원의 마크레저-에번스 애널리스트는 “한국 투자에 대한 장기적인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로 미래의 정치와 경제 사이의 이해관계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따라서 복잡해져가는 두 분야 간의 이해관계를 풀어갈 해결책이 필요하다. 앞으로 국내 정치의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며, 이는 정책 입안자, 기업, 소비자 모두의 신중한 고려가 요구된다. 정치와 경제의 상관관계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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