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단상] 의견조율법 l 밸류체인타임스

김혜선 기자
2024-12-20
조회수 1902

[밸류체인타임스=김혜선기자] 사람이 살아가면서 관계를 맺는 수단은 ‘말’이다. 말은 쉽지만 다루긴 어렵다. 같은 내용이어도 말하는 이에 따라 전달력에 차이가 나며 듣는 이에 따라 받아들임도 다르다. 말은 파장효과가 커서 신뢰를 쌓거나 어그러지게 만드는 힘도 지녔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소통은 어렵다.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말이 통한다. 상대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고 본인 말만 하거나 집중하지 않고 딴짓할 때 또 말을 자르거나 가로채면 대화는 단절된다. 특히 자신의 의견만을 고수하면 상대는 답답함을 느낀다. ‘고답이’라는 말처럼 ‘고구마 100개를 물 없이 먹은 것 같은 답답함’말이다.

 

 

한석준 아나운서의 책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에서는 의견이 달라도 싸우지 않는 방법에 대한 예화가 나온다. 친구가 강의 자료를 초록색으로 하겠다고 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은 공감한다. 솔직히 탐탁지 않지만 일단 ‘초록색 좋지.’라고 말한다. 그러고 나서는 강의 자료는 보통 스크린에 쏘는데 스크린에서 초록색이 예쁘게 보이기는 힘들다고 의견을 제시한다. 공감과 경청을 먼저 했기 때문에 친구는 의견을 반박하지 않는다.





[사진출처 unsplash]

 


 

상대와 말이 통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적으로 만드는 확실한 방법은 비난이다. 누구든 비난하는 사람에게 호의를 갖기 어렵다. 따라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비난하지 않고 상대의 생각을 수용하고 경청하면 된다. 사회생활의 힘든 부분 중 하나는 상사와의 관계다. 상사가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게 가장 좋지만 한 번에 설득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부하직원의 의견이 맞다 하더라도 바로 동의하면 위신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사의 체면을 살려주고 스스로 잘못을 깨닫게 해주는 방법이 좋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에 상대가 즉각 반대하면 틀렸을지라도 고수한다. 자존심 때문이다. 상사의 요구가 말이 안 된다 하더라고 일단 수용하고 상사에게 자료를 정리하여 제시하거나 샘플을 만들어 설명을 해보라. 스스로 주장을 접게 된다. 한번 보고 그만 둘 관계가 아니라면 관계를 어색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상사의 제안을 수용하는 것이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쏟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목적 달성이지 방법이 아니다.

 

 

모든 사회생활에는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특히 공적인 회의 자리에서 의견 충돌이 일어나면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된다. 목소리를 높여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면 당장은 승자처럼 느껴지겠지만 관계는 파탄 난다. 나중에 같이 업무를 해야 할 때 당신이 패배시킨 당사자 혹은 그 부서에서 협조를 받겠다는 기대는 접어라.

 

 

상대와 말이 통하지 않을 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부분 상대가 답답하고, 이기적이고, 멍청하고 무식하기 때문이라고 답을 내린다. 하지만 모건 하우절은 다른 경험을 한 사람들은 다른 사고방식이나 관점을 지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논쟁은 의견이 아닌 경험이 충돌하는 상황이라고 말해준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알려준다.

 

 

“저 사람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무엇을 경험했기에 그런 견해를 갖고 있을까? 만일 저 사람과 같은 경험을 한다면 나도 저렇게 생각하게 될까?”

대부분의 경우 이 질문은 의견 차이가 발생하는 진짜 이유를 일깨워준다. 하지만 이 질문을 생각해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모건 하우절 저, 『불변의 법칙』 p. 390]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오랫동안 걸어보기 전까지는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인디언의 오래된 명언을 생각해 보자. 대부분은 상대의 의견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는데 집중한다. 그리고 무의식중에 말이 통하지 않을 때 나보다는 상대를 탓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와 나의 경험차가 견해를 바꿀 수 있음을 인지한다면 의견 충돌시 패배했다는 느낌을 갖거나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에 눌리지 않게 된다. ‘의견이 아니라 경험이 충돌하는 상황’임을 알고 논쟁에 임해보자. 부담은 훨씬 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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