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중앙은행,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 | 밸류체인타임스

권예원 칼럼니스트
2024-12-10
조회수 2082

[밸류체인타임스 = 권예원 칼럼니스트] 지난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024년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개월간 소비자물가가 1%대로 석달 동안 안정된 수치를 유지한 것이다.

하지만 2020년을 기준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0에서 114.40으로 상승한 것을 비교하면, 4년 사이에 14.4%가 상승한 수치로 높은 물가 상승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2024년 11월에는 채소류의 물가가 10.4% 상승하여 전체 물가 상승에 0.15%를 기여했다. 그 중에서도 무 62.5%, 호박 42.9%, 오이 27.6%로 크게 오르는 등 채소 가격이 급등했다.




물가가 오르는 이유

물가 상승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할 때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이 자주 발생할 때 물가 상승률은 높아지게 된다.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물가 상승은 수요가 공급보다 많을 때 발생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전쟁으로 인해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거나 자연재해로 인해 채소와 과일의 생산이 감소하면,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부족해져 자연스레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이는 전체의 재화 수량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수요가 증가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사진출처:pixhere


수요와 공급을 제외하고도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이유는 또 존재한다. ‘화폐수량설’에 따르면, 통화량이 늘어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화폐수량설’은 코로나19로 인한 인플레이션에서 체감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와 각국의 공장들은 생산을 중단하게 되었다. 이에 각국의 정부와 은행은 경제 성장을 부추기기 위해 지출을 대폭 늘렸고, 이로 인해 시중의 돈이 많이 풀리게 되었다. 시중에 돈이 많아지면 화폐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인플레이션이란?

물가상승이 오랜 시간 지속되는 현상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물가가 상승하면 고정소득자의 입장은 불리해진다. 물가가 상승할 때 고정소득자의 소득은 상승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 소득이 감소하게 된다. 이는 고정소득자가 월급이 줄어든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사람들의 실질구매력이 낮아지게 된다.

반면, 건물이나 땅 같은 실물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에게는 인플레이션이 유리하게 작용한다. 실물자산은 물가가 상승할 때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외국 화폐를 소유하려고 한다.


사진출처:unsplash


또한, 상품 판매자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더 높은 수입을 얻게 된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지 않았음에도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 상품 판매자들은 이익을 얻게 된다.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 물건에 대한 소비 또한 증가한다. “물건의 값이 더 오를 것 같으니 지금 사두자”라는 생각이 퍼지면서 수요가 더욱 증가하게 되고, 이는 다시 물가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다.




디플레이션이란?

디플레이션이란 인플레이션의 반대로 물가가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처음에는 물가가 낮아져 좋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디플레이션은 그리 긍정적인 현상은 아니다.

디플레이션이 처음 발생했을 당시에는 물가가 낮아져 소비량이 증가해 통화량이 늘어나 경제가 활발해졌다고 느낄 수 있지만 지속적인 물가하락, 즉 디플레이션은 오히려 사람들의 소비를 줄어들게 한다. 시간이 지나면 더 저렴해 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소비를 미루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는 합리적인 선택지만 전체적인 경제를 생각한다면 이는 경제의 수요가 줄어 통화량이 줄어들게 만든다.


사진출처:unsplash


통화량이 줄고 소비자들이 물건을 구매하지 않으면 기업들은 회사를 경영하기 힘들게 된다. 이로 인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임금인상을 미루거나 인력정리를 하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실업자들이 증가하게 되고 늘어난 실업자들로 인해 사람들은 소비를 더 미루게 되고, 전체적인 시장의 규모가 줄어 활발하게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

디플레이션은 화폐가치의 상승과 실물자산의 가치의 하락을 의미한다.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사람들은 건물과 부동산 등실물자산을 구매하지 않게 되고, 자산의 가치는 더욱 줄어들게 된다. 이는 시장의 통화량을 줄게 하고 결국 경제 침체를 초래한다.




인플레이션은 나쁜 것일까?

소비자의 입장에서 지속적인 물가 상승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중앙은행에서는 적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목표를 설정하며, 보통 연간 2% 수준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통화량을 적절히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인플레이션의 장점 중 하나는 빚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빚의 실제 부담이 줄어들어 채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또한, 인플레이션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의 가치가 상승하고, 자산이 늘어난 사람들은 소비를 늘리게 되며, 이는 다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소비 증가로 기업은 생산을 확대하고 일자리를 늘리게 되며, 이는 다시 소비와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선순환을 이루게 된다.




중앙은행에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이유

중앙은행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상승하는데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혹시 모를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경기 침체 시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하여 경제를 활성화시키려 한다. 금리가 낮아지면 사람들은 은행에 돈을 예금하기보다는 소비나 투자를 하게 되어 시중의 통화량이 증가하고, 이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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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물가 상승률이 이미 낮아 0%에 가까워지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더 이상 인하할 여지가 없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목표를 높게 설정하는 것은 경기 침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적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함으로써 중앙은행은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하고,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서도 경제를 견고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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