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피의 영원한 아버지, 딕 부르너(Dick Bruna) | 밸류체인타임스

황지민 수습기자
2024-10-10
조회수 1583

(출처: 미피 공식사이트 캡처본 https://www.miffy.com/)


[밸류체인타임스=황지민 수습기자]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토끼 캐릭터, 미피(Miffy). 깔끔하고 단순한 선과 화려하지 않은 색감으로 표현된 이 캐릭터는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림체를 가지고 있으며,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이야기와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 68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미피의 창작자, '미피의 아버지'라 불리는 딕 브루너(Dick Bruna)는 휴가 중 자신의 아들에게 토끼 캐릭터가 주인공인 작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미피를 탄생시켰다. 그렇다면 미피를 탄생시키기 전의 그는 어떤 사람이었고, 이후에는 어떤 활동을 했을까?



어린 시절과 예술적 영향


딕 브루너는 1927년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에서 태어났다. 딕 브루너의 아버지는 유명한 출판사인 'A.W. Bruna & Zoon'을 운영하고 있었다. 1943년, 제2차 세계 대전 중 브루너 가족은 네덜란드 중심부에 위치한 루스드레흐트세 플라센(Loosdrechtse Plassen) 근처의 한 집으로 피신하며 자연을 접할 기회를 가졌다. 학교에 가지 못했던 딕 브루너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자연 환경을 그리거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가끔 아버지의 출판사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브루너 집을 방문하곤 했다. 딕 브루너는 그 중 라인 반 로이(Rein van Looy)로부터 그림 수업을 받았다. 어릴 때부터 딕 브루너는 문학과 예술에 가까운 환경에서 자랐다.


고등학교 시절, 그의 아버지는 딕 브루너가 출판사를 물려받길 원했으나, 딕 브루너는 비즈니스에 향한 열망보다 디자인과 예술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어 런던과 파리로 유학을 떠난다.

(왼쪽부터)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페르낭 레제(Fernand Léger)


그는 파리에서 유학하며 현대 예술의 흐름을 접했고, 특히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와 페르낭 레제(Fernand Léger)의 작품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 딕 브루너는 작품에 불필요한 것은 모두 지우고 사물의 본질만을 남기는 미니멀리즘을 담았다. 입체주의와 더불어 강렬한 원색을 선호했던 앙리 마티스와 페르낭 레제의 사상에 따라 딕 브루너는 단순하고도 강렬한 색채와 선을 사용하는 미적 감각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피의 탄생과 초기 활동

(출처: 어패럴뉴스)

딕 브루너는 런던과 파리에서의 유학생활을 끝맺고, 1948년에 네덜란드로 돌아와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 아카데미 등록 후 중퇴했다. 딕 브루너는 1951년 네덜란드의 가족 출판사에서 책 표지와 포스터 디자이너로 일하기 시작했다. 특히 '블랙 베어 포켓북' 시리즈 약 2,000권의 책 표지를 디자인하며 주목받았다.


'블랙 베어 포켓북' 시리즈를 출시한 직후, A.W. Bruna & Zoon 출판사는 네덜란드의 모든 기차역에 책 판매대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책 표지는 지나가는 여행객들의 즉각적인 관심을 끌어야 했다. 그 전까지는 책 표지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으나, 1950년대 첫 페이퍼백 시리즈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뒤바뀌었기 때문이였다. 


딕 브루너의 명확하고 눈길을 끄는 단순한 표지 디자인은 새로운 변화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져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들이 책을 집어들고 책 뒷면의 설명을 읽어보게 하여 구매 가능성을 높였다. 그게 딕 브루너의 디자이너로서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


또한 위트레흐트 시, 그로에네 크루이스(Het Groene Kruis, 산모 돌봄 단체), 베일리흐 페르케어 네덜란드(Veilig Verkeer Nederland, 도로 안전 단체)와 같은 고객들을 위해 포스터와 로고를 디자인했다.


그 후, 1955년부터 1959년에 딕 브루너의 대표작인 미피 시리즈의 여러 책이 출간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1955년 가족들과 여행 중이던 딕 브루너는 아들에게 정원에 나타나는 토끼의 작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미피의 캐릭터와 스토리에서 창안해 첫 미피 책이 출간되었다.

(출처: 미피 공식사이트 캡처본 https://www.miffy.com/) / 딕 브루너가 그린 미피의 첫 동화책


미피의 원래 이름은 네덜란드어로 '나인첸 플라위스(Nijntje Pluis)'였다. '나인체'는 작은 토끼를 뜻하는 네덜란드어 'konijntje'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그러나 딕 브루너는 미피를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어해 어떤 나라에서도 쉽게 발음할 수 있는 이름을 찾았다. 발음하기 쉽고 귀여운 느낌을 주는 '미피(Miffy)'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딕 브루너는 이후 약 120여 권의 그림책을 썼으며, 주로 단순하고 친근한 그림체와 교훈적인 이야기로 구성했다.



미피의 국제적 확장과 사회적 기여


1963년 미피가 네덜란드를 넘어 국제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딕 브루너는 주로 네덜란드 내에서 활동했으나, 미피 시리즈는 점차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딕 브루너는 1968년에 아버지의 출판사에서 책 표지 디자인을 그만두고, 전적으로 미피 그림책 작업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동시에 자선 단체 유니세프(UNICEF), 에이즈 기금(Aids Fund), 네덜란드 아동 복지 우표 재단(Netherlands Foundation for Children's Welfare Stamps)과 같은 자선 단체와 협력하여 다양한 사회적 기여 활동을 활발히 진행했다.



미피의 세계적 인지도 상승


1970년대에 미피 시리즈는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메리카에서도 인기를 끌며, 딕 브루너는 국제적인 아동 문학계에서 명성을 쌓아나갔다. 1975년 '미피의 모험(Miffy at the Zoo)'을 비롯한 여러 미피 책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이후 미피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다.


현재도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nijntje/videos)을 통해 미피 애니메이션은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다.



미피의 대중화, 기념 행사와 디자인 활동 지속


1986년대는 딕 브루너의 경력에서 중요한 해였다. 이 시기에 그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미피' 시리즈와 함께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는 아동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자리 잡았다. 그는 자신의 예술적 철학을 명확히 확립하고, 단순한 디자인과 절제된 색상을 통해 독특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딕 브루너는 여전히 활발하게 새로운 미피 책을 출간하며, 미피 캐릭터는 다양한 장난감과 애니메이션, 상품으로 확장되었다.


1990년대 미피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며, 세계 각국에서 미피 캐릭터가 큰 사랑을 받았다. 1995년에는 미피 탄생 40주년을 기념하여 네덜란드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대규모 전시회와 기념 행사가 열려 미피의 40주년 생일을 축하했다.



미피 박물관과 새로운 책 출간


2001년 위트레흐트에 '딕 브루너 하우스(Dick Bruna Huis)'가 개관되어 그의 작품을 기념하는 박물관이 설립되었으나 이후 이 박물관은 '미피 박물관(Miffy Museum)'으로 재개장했다. https://nijntjemuseum.nl/en/ 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2005년에는 미피 탄생 50주년을 맞이해 네덜란드와 일본에서 다양한 기념 행사가 개최되었다. 딕 브루너는 꾸준히 새로운 미피 책을 출간하며, 동시에 유니세프(UNICEF), 네덜란드 아동 복지 우표 재단(Netherlands Foundation for Children's Welfare Stamps) 등과 협력하여 자선 활동을 이어갔다.


(출처: https://www.itsnicethat.com/features/dick-bruna-bruce-ingman-miffy-illustration-151020)


2011년 84세의 나이에 은퇴를 선언하고, 60년간의 창작 활동을 마무리지었다. 그는 이 시점까지 총 124권의 그림책을 출판했다. 2014년에 전 세계에서 미피와 딕 브루너의 업적을 기념하는 전시회와 행사가 이어지며, 2017년 2월 16일, 딕 브루너는 영원히 업적을 기념받으며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미피의 영원한 아버지이자 전 세계 어린이들의 첫 동화책을 책임지는 미피의 창작자 딕 브루너. 단순함 속에서 깊은 감동을 전하는 특별한 예술가였다. 그의 작품은 아이들의 마음에 따뜻한 사랑과 교훈을 심어주었고, '미피'는 세대를 넘어 전 세계 어린이와 성인들에게 영원한 친구로 남았다. 딕 브루너의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선과 색채는 그 자체로 예술이었으며, 그의 그림책은 사랑과 우정, 모험과 배움의 소중한 가치를 담고 있다. 그의 유산은 미피와 함께 여전히 살아있으며, 앞으로도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위로가 될 것이며 딕 브루너의 따뜻한 마음과 창의성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나는 언제나 오랫동안 해답을 찾으며, 그 순간이 올 때까지 많은 것을 버린다. 줄이고 또 줄여서 본질적인 것만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쓸모없는 선은 없다. 모든 형태는 상상을 불러일으키기에 나는 그 상상이 펼쳐질 수 있도록 많은 공간을 남긴다. 그것이 생략의 기술, 단순함의 힘이다."

-딕 브루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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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황지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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